\'득점 공동 1위\' 김천 조규성, K리그1 4라운드 MVP
K리그1 시즌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조규성.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벤투 감독님 보셨죠.’

축구국가대표 ‘벤투호’ 최전방 공격 자원 조규성(24·김천 상무)이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1부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2022시즌 반환점도 채 돌지 않은 가운데 해낸 것이다.

조규성은 지난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15라운드 FC서울과 원정 경기(2-2 무)에서 팀이 0-1로 뒤진 후반 8분 동점골을 넣었다. 김한길이 서울 최후방 수비라인을 꿰뚫는 조규성의 움직임을 보고 절묘한 침투 패스를 넣었다. 조규성은 서울 골키퍼가 전진했으나 침착하게 오른발 칩슛으로 차 넣었다. 올 시즌 리그 10호 골(1도움).

지난 2019년 K리그2 소속 FC안양에서 프로로 데뷔한 조규성은 33경기에서 14골(4도움)을 터뜨리며 이듬해 K리그1 전북 현대로 적을 옮겼다. 그러나 ‘스타군단’ 전북에서 그는 주포지션인 중앙 공격수보다 윙어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결국 2020년 4골2도움(23경기)에 그쳤다.

지난해 상무를 통해 군 복무를 시작한 그에게 전환점이 된 건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과 만남. 김천 상무가 지난해 2부에서 활동했으나 그는 벤투 감독 눈에 들어 하반기 A대표팀에 처음 발탁됐다. 그리고 그해 9월7일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2차전 레바논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다만 ‘붙박이 원톱’ 황의조(지롱댕 보르도)와 유사한 스타일로 평가받으면서 조규성의 합류에 대한 의구심도 나왔다. 실제 2020 도쿄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당시 사령탑이던 김학범 감독은 붙박이로 뛴 조규성 대신 황의조를 와일드카드로 뽑은 적이 있다.

조규성
조규성이 지난 3월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이란전에 출전해 드리블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올림픽 탈락’에 이어 ‘A대표팀 발탁’은 조규성이 독을 품는 계기가 됐다. 11월 예정된 카타르 월드컵만큼은 꼭 밟겠다는 각오가 커졌다. 지난해까지 A대표팀에서 ‘황의조 백업’ 정도로 불린 그는 지난 1월 유럽파가 빠진 대표팀 터키 전지훈련에서 제 가치를 뽐냈다. 1월15일 아이슬란드와 새해 첫 평가전(5-1 승)에서 A매치 데뷔골 뿐 아니라 폭넓은 활동량, 2선 자원과 연계 플레이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벤투 감독은 황의조와 조규성의 상생을 고려했고, 1월27일 레바논과 월드컵 최종 예선 7차전에서 투톱 카드를 꺼냈다. 그리고 황의조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결승골로 마무리한 적이 있다. 황의조는 K리그와 J리그에서 뛸 때 윙어를 겸한 적이 있는데, 중앙 지향적인 조규성과 시너지를 내며 대표팀 내 ‘플랜B’ 공격 전술에 대한 기대치를 올렸다.

지금은 ‘조규성 시대’다. 벤투 감독은 최근 황의조의 내림세에 고심이 크다. 벤투호 출범 이후 최다골(13골)을 기록 중인 황의조는 지난해 6월5일 투르크메니스탄전 이후 1년째 A대표팀에서 득점이 없다. 소속팀 보르도에서도 지난달 10일 FC메스전 이후 6연속 무득점하며 시즌을 마쳤다. 팀도 2부로 강등했다.

대표팀은 내달 2일 브라질전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6월 A매치 4연전(브라질·칠레·파라과이·이집트)을 치른다. 황의조와 조규성 모두 벤투 감독에게 부름을 받았다. 31일 파주NFC에 소집된다. 그간 대표팀 내 입지를 고려하면 벤투 감독은 황의조에게 다시 기회를 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현재 최전방 공격수 중 가장 컨디션이 좋은 조규성의 쓰임새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깜짝 선발’ 가능성도 존재한다.

조규성은 서울전 직후 “(브라질 수비수) 티아고 실바와 붙어보고 싶다”며 브라질전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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