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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하재훈.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SSG 하재훈(32)은 타고난 장사다. 힘도 좋고, 운동신경도 뛰어나다. 고교(용마고) 때 메이저리그에서 관심을 보여 태평양을 건넜고, 야수와 투수를 오가며 꿈을 키운 것도 타고난 운동신경 덕분이다.

하재훈의 힘을 다시 한 번 확인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지난 27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 9회초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전 동료였던 김정빈을 상대로 호쾌한 스윙을 했는데, 좌측 펜스 상단 안전 철망을 맞고 떨어졌다. 20㎝만 높았어도 홈런이 될 뻔한 타구. 타격 직후 1루로 전력질주한 하재훈은 타구가 펜스를 맞고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자 3루까지 지체없이 내달렸다. 데뷔 첫 3루타.

28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만난 하재훈은 아깝다는 제스처에 “(배트)어디에 맞은지 아세요?”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배트에 선명히 새겨진 실밥 자국을 보여줬다. 나무배트는 강한 힘으로 공을 때리면 실밥 자국이 선명하게 찍힌다.

재훈
하재훈이 27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데뷔 첫 3루타를 때린 뒤 배트에 새겨진 실밥자국을 보여주고 있다. 배트 끝에 맞은 타구가 펜스를 직격하는 것은 쉽게 보기 드물다. 광주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놀랄 수밖에 없었다. 헤드 끝에 실밥 자국이 새겨졌기 때문이다. 배트 끝에 공이 맞으면 힘을 완벽히 전달할 수 없어 드롭성 타구가 만들어지기 쉽다. 그런데도 하재훈의 타구는 맞는 순간 홈런으로 봤을 만큼 빨랐다. 힘이 없으면 보낼 수 없는 거리였다. 그러고보니 드롭성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펜스를 넘어가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

참고로 하재훈은 주문한 배트가 미국에서 오지 않아 동료들의 배트로 타석에 서고 있다. 이날 홈런성 3루타는 한유섬의 방망이로 만들어냈다. SSG 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세계적으로 물류 대란이 일고 있다. 타격훈련 때 쓰는 매트도 아직 안왔다. 언제 올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 더 답답하다”고 설명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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