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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현지시간) 영화 ‘헌트’의 미드나잇 스크리닝 상영에 앞서 레드카펫에 선 감독 겸 배우 이정재(가운데)와 정우성(오른쪽).사진|칸(프랑스)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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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자정(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영화 ‘헌트’ 상영 후 기립박수치는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이정재 감독(오른쪽)과 배우 정우성. 사진| 조현정기자 hjch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칸(프랑스)=조현정기자]한국 영화가 프랑스 칸 영화제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하며 3년 만에 정상적으로 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가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가 비경쟁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 문수진 감독의 ‘각질’이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단편 경쟁부문, 정주리 감독의 ‘다음 소희’는 비평가 주간 폐막작으로 각각 초청돼 총 5편의 한국영화가 칸 영화제에서 잇달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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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한국영화의 포스터가 담긴 프랑스 칸의 영화진흥위원회 부스.사진| 조현정기자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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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된 한국영화 ‘헌트’와 ‘브로커’를 표지로 한 해외 매체 ‘스크린’과 ‘버라이어티’.사진| 조현정기자 hjcho@sportsseoul.com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덤에 오른 이정재 감독의 ‘헌트’는 지난 19일 자정(이하 현지시간)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세계 최초로 상영해 하루 전 공개된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매버릭’과 함께 영화제 초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이어 황금종려상 수상 여부로 화제인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가 월드 프리미어를 앞뒀다. 해외 매체 ‘스크린’과 ‘버라이어티’ 등이 한국 영화 ‘헌트’와 ‘브로커’를 표지에 내세워 비중있게 다루기도 했다.

이정재의 첫 연출작인 ‘헌트’는 상영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19일 상영 직후 7분간 기립박수가 이어지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헌트’의 주연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은 현지에서 국내 40개, 해외 40개 매체와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게 되며 펼쳐지는 첩보액션 드라마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안기부 해외 및 국내 담당인 두 사람의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서로를 향한 치열하면서도 묵직한 에너지를 쏟아내는 모습이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내고,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 등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또한 한국 팬들에게 친숙한 황정민, 주지훈, 김남길, 유재명, 정만식, 박성웅, 이성민, 조우진 등 화려한 연기파 배우들이 특별 출연해 색다른 재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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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경쟁부문에 진출한 ‘헤어질 결심’(왼쪽)과 ‘브로커’ 광고판이 칸 중심지에 걸려 눈길을 끈다. 사진| 조현정기자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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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주요 게스트들이 드나드는 마제스틱 호텔에 내걸린 한국영화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의 광고판.사진| 조현정기자 hjcho@sportsseoul.com

배우 박해일과 탕웨이 주연의 ‘헤어질 결심’과 송강호 강동원 아이유 배두나의 ‘브로커’가 칸 영화제의 열기를 이어간다. 박찬욱 감독과 박해일, 탕웨이는 오는 23일 오후 6시 ‘헤어질 결심’ 공식 상영에 참석하고 24일 공식 기자회견과 국내 매체 인터뷰를 갖는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수사멜로극이다.

이번에 네번째로 칸 영화제를 찾는 ‘깐느박’ 박 감독이 2016년 ‘아가씨’ 이후 약 6년 만에 ‘헤어질 결심’으로 황금종려상에 도전하는 만큼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서 박 감독은 영화 ‘올드보이’(2004), ‘박쥐’(2009), ‘아가씨’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브로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8번째 칸영화제 초청작이자 ‘칸이 사랑한 배우’ 송강호의 4번째 칸 경쟁부문 진출작이기도 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2018년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히로카즈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 여부와 함께 2019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주연이었던 송강호의 남우주연상 수상여부도 비상한 관심사다. 미국 일정으로 이번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한 배두나를 제외한 송강호 강동원 아이유(이지은) 이주영이 오는 26일 공식 상영, 27일 기자회견 및 국내 매체 인터뷰에 나선다. 영화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렸다.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는 칸 영화제 주요 게스트들이 오가는 마제스틱 호텔과 칸 해변에서 잘 보이는 중심부 건물에 광고판이 걸려 한국은 물론 해외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된 배두나 김시은 주연의 ‘다음 소희’는 25일 공식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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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밤(현지시간) 프랑스 칸 해변의 행사장에서 열린 영화진흥위원회 주최 ‘한국영화의 밤’.사진| 조현정기자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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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밤(현지시간) 프랑스 칸 해변의 행사장에서 열린 영화진흥위원회 주최 ‘한국영화의 밤’에서 참석자들이 故 강수연을 추모하고 있다.사진| 조현정기자 hjcho@sportsseoul.com

한편 21일 밤 프랑스 칸에서 3년 만에 열린 영화진흥위원회 주최 ‘한국영화의 밤’에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영화인 500여명이 참석해 한국 영화에 대한 현지의 관심을 입증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프랑스 국립영화센터(CNC) 도미닉 부토나 회장은 “올해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 많은 한국 영화가 초청됐다. 프랑스는 한국 영화를 정말로 사랑한다”며 “한국 영화가 앞으로 어떻게 더 발전할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앙 준 칸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을 비롯해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네치아국제영화제 등 굵직한 영화제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또한 이날 행사에 앞서 지난 7일 세상을 떠난 배우 강수연을 추모했다. 고인이 출연했던 영화 ‘씨받이’, ‘아제아제바라아제’ 등 추모필름을 상영하며 ‘강수연은 베니스와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고 부산영화제를 이끌기도 했던 한국 영화계의 선구자였다’는 영어 자막을 달고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헌트’의 이정재 감독과 배우 정우성, 한재덕 사나이픽처스 대표, 비평가주간 폐막작 ‘다음 소희’의 정주리 감독, 프랑스 영화 ‘All the people I’ll never be’의 데이비 추 감독과 배우 오광록 등이 참석했다. 참석하지 못한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 탕웨이, 배두나, 송강호 강동원 아이유 이주영 등은 영상으로 인사했다.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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