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노민

[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이번 시즌에서는 박해륜이 반성할 거라 기대했어요. 좀 만회하려나 했는데 더 찌질하더라고요. 많이 실망스러웠죠.”

최근 종영한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 3’(임성한 극본· 오상원 최영수 연출,이하 ‘결사곡 3’)에서 배우 전노민은 선진대학교 연영과 학과장이자 이시은(전수경 분)의 전 남편 박해륜으로 분했다. 박해륜은 평면적인 인물이었다. 시즌 내내 변화도, 반전도 없이 뻔뻔하고 찌질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그 정도가 지나쳐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드라마 출연 이후 주변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전노민은 “식당을 가면 아주머니분들이 반찬도 주고 하셨는데 요즘은 ‘어휴, 그’ 이러고 마신다. 표정을 보면 욕 먹는 역할이었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인지 작품을 마무리한 소감도 남달랐다. 전노민은 “‘시원섭섭하다’ 이런 말 하던데 나는 많이 시원하더라. 어두운 동굴에서 헤매다가 얼떨결에 탈출구를 찾은 느낌”이라며 후련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아쉬운 건 2년간 같이 했는데 일순간에 끝난 느낌이 들어서 허전하다”고 덧붙였다.

전노민

연기하기 쉽지 않았던 장면을 묻는 말에는 “늘 힘들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딸과의 갈등 신은 ‘이렇게 하면 욕 먹을 텐데’라는 걱정이 있었다. 어떻게 딸한테 이런 대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어설프게 하면 이상할 것 같았다. 속된 표현으로 돌아버린 게 보여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도 모르게 눈이 도는 느낌이 들더라”고 회상했다.

구안와사 설정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전노민은 “작가님이 3회 정도만 입이 돌아갈 것 같다고 하셨다. 이런 것 겪어본 적 있냐고 물어보셔서 친한 사람이 그런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니까 잘됐다고 하시더라. 그리고 7회까지 입이 돌아가더라. ‘이런 시련을 또 나한테’라는 생각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뿌듯함이 남은 작품이었다. 전노민은 “(욕을 많이 먹으면서) 못하진 않았구나 생각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찌질한 건지 나쁜 건지 얘기하기 힘들다. 그런 면에서 아예 못하진 않았다. 나보다 나쁜 놈은 없었다. 천하의 나쁜 놈이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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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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