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밝게 웃는 이정후, 민병헌-강백호와!
2019 프리미어12 한국 야구대표팀의 이정후(가운데)가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훈련 중 밝게 웃으며 민병헌(왼쪽),강백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해외 진출을 노린다면 군복무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KBO리그 활약을 발판으로 메이저리그(MLB)를 바라보는 선수는 특히 그렇다. 이미 빅리그를 경험한 류현진, 김광현, 김현수, 양현종, 김하성 등도 20대 초반 올림픽, 혹은 아시안게임(AG) 금메달을 수상하면서 혜택을 받았고 세계 최고 무대에 진출했다.

이중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토론토 류현진과 샌디에이고 김하성이다. 둘은 해외파 선수가 FA 자격으로 빅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최소 연령대인 만 25세 무렵에 태평양을 건넜다. MLB는 만 25세 미만 해외 선수에게는 최소 연봉을 적용시킨다. 반면 25세 이상은 FA처럼 계약 규모를 두고 협상을 벌인다. 2013년 만 26세에 LA 다저스에서 첫 시즌을 보낸 류현진의 연봉은 333만3000달러, 류현진처럼 만 26세였던 2021년 샌디에이고에서 첫 시즌을 보낸 김하성의 연봉은 600만 달러였다.

반면 만 23세였던 2018년 LA 에인절스에 입단한 오타니 쇼헤이는 당해 54만5000달러, 만 24세였던 2019년에는 65만 달러를 받았다. 오타니가 류현진이나 김하성보다 가치가 낮았던 게 아니다. 당시 MLB 30개 팀이 모두 오타니를 원했을 정도로 오타니를 향한 영입 경쟁이 치열했다. 다만 오타니는 나이에 따른 연봉 제한을 적용받았고 그러면서 최소 연봉을 벗어나지 못했다. 아시아 선수들이 MLB에 진출하기 위한 최적의 시기가 만 25세 이상인 이유다.

키움 이정후(24), KT 강백호(23)도 이부분을 고려해 청사진을 그렸다. 이정후는 만 25세가 되는 2023시즌을 보내면 포스팅 자격을 얻는다. 강백호 또한 만 25세가 되는 2024시즌을 소화하면 포스팅 자격을 얻을 확률이 높다. 그런데 군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MLB에 진출할 수 없다. 군복무에 임해야 하는 20대 중반 선수를 데려갈 MLB 팀은 없다고 봐야 한다.

항저우 AG이 연기됐으나 이정후는 큰 문제가 없다. 이정후는 이미 2018 자카르타-팔렘방 AG에서 군혜택을 받았다. 문제는 강백호다. 오는 9월 항저우 AG 대표팀에 승선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면 군혜택과 국제대회 출장에 따른 등록일수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올시즌 개막을 눈앞에 두고 부상으로 이탈한 강백호에게 등록일수는 소중하다. 강백호는 2019 프리미어12,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했다. 여기에 AG도 출전하면 올해 부상으로 잃어버민 등록일수를 얻을 수 있었다.

즉 강백호는 AG 금메달이 없으면 MLB 진출 계획도 틀어진다. AG이 이듬해 열린다고 해도 반드시 AG에 출전해야 최적의 시기에 MLB를 바라볼 수 있다. 이정후와 강백호, 그리고 넓게 보면 LG 정우영까지 MLB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LB 구단이 강백호와 정우영에게 관심을 이어가기 위한 필요충분 조건은 AG 금메달이다.

지난해 샌디에이고에서 타율 0.202 OPS 0.622로 고전했던 김하성은 올해 타율 0.246 OPS 0.844로 반등했다. MLB 유격수 중 김하성보다 OPS가 높은 유격수는 4명 밖에 없다. 시즌 초반이지만 지난해 실패를 발판 삼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고 무대에 도전한다면 만 25세를 채우고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가는 게 정답이다. 이정후는 여전히 청신호, 강백호는 AG 연기로 인해 물음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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