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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기자] 키움 ‘천재’ 이정후(24)가 자신의 방망이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KIA 선발 이의리(20)도 좋은 공을 던졌으나 이정후가 더 위였다. 이유가 있었다. 이틀 전 예방주사를 한 번 맞고 왔다. SSG ‘토종 에이스’ 김광현(34)의 공을 봤다.
이정후는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KIA전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2루타와 홈런을 터뜨리며 2안타 3타점을 일궈냈다. 덕분에 키움도 3-1의 역전승을 거뒀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사실 KIA 선발 이의리가 호투를 펼쳤다. 6이닝 3실점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0㎞의 강속구에 슬라이더-체인지업도 힘이 있었다. 그러나 이정후를 넘지 못했다. 이정후는 장타 2개를 폭발시키며 이의리를 울렸다.
알고 보니 이유가 있었다. 경기 후 만난 이정후는 “이의리도 정말 좋은 공을 던졌지만, 이틀 전에 김광현 선배님이 던진 공이 너무 좋았다. 뭔가 예방주사 차원이 된 것 같다. 이의리가 안 좋았다는 것이 결코 아니다. 김광현 선배님 공을 먼저 봐서 그런지 오늘 이의리 공이 조금 더 잘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키움은 문학에서 SSG와 상대했고, 2-4로 졌다. 이정후는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8회 서진용을 상대로 적시타를 하나 쳤다. 그러나 이날 선발로 나선 김광현을 상대로는 유격수 땅볼-3루수 파울플라이-투수 땅볼에 그쳤다.
당시 김광현은 단 91개만 던지면서도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1실점의 QS 호투를 뽐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3경기에 나서 3승을 수확했다. 평균자책점이 0.47이다. 볼넷을 3개 내주는 사이 탈삼진은 13개나 뽑았다.
계약이 늦게 되면서 스프링캠프를 온전히 치르지 못했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모습이다. 이제 김광현의 100%가 나오기 시작할 때다. 그래서 더 무섭다. 그야말로 ‘빅 리거의 위용’을 뽐내는 중이다.
현역 통산 타율 1위 이정후를 상대로도 강력했다. 1회초 슬라이더 3개를 던져 땅볼을 이끌어냈고, 4회초에도 초구 속구를 던진 후 슬라이더 3개를 구사해 뜬공 처리했다. 6회초에는 슬라이더-속구-슬라이더로 땅볼을 만들었다. 김광현에게 꽁꽁 묶였던 이정후가 이날 이의리에게 화풀이를 제대로 한 셈이 됐다.
사실 이정후는 김광현에게 강했다. 19타수 10안타, 타율 526에 출루율 0.526-장타율 0.632-OPS 1.158을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첫 만남에서는 이정후의 완패였다.
이정후는 “김광현 선배님은 메이저리그 가기 전에도 좋았다. 이번에도 여전히 좋더라. 예전에 어떻게 쳤나 모르겠다. 운 좋게 성적이 좋기는 했지만, 그때는 어릴 때였다. 그저께 경기에서는 실투가 단 하나도 없더라. 코너를 찔렀고, 모서리에만 던졌다. 너무 대단했다. 다시 상대를 하게 되어 영광이다”고 강조했다.
이정후는 지난 19일 SSG전에서 통산 3000타석을 채웠고, 타율 0.339로 역대 1위에 올랐다. ‘타격의 달인’ 장효조를 넘어섰다. 23일 경기까지 포함하면 통산 3019타석에서 타율 0.340이 된다. 현재 리그에서 최고로 불리는 이정후다. 전설들을 잇달아 넘어서고 있다. 이런 이정후가 김광현을 넘지 못했다. 김광현의 ‘위엄’이다.
이정후는 “김광현 선배님은 캠프도 제대로 치르지 않고 시즌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도 공이 너무 좋다. 사실 경기를 앞두고 준비를 열심히 했다.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제대로 되지 않았다. 다음에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불태웠다. 다음 만남에서 설욕할 수 있을까.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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