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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가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전에서 3회말 역전 2타점 2루타를 터뜨리고 있다. 사진제공 | 키움 히어로즈

[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기자] KIA 이의리(20)가 ‘영건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였다. 강속구를 뿌렸고, 제구도 좋았다. 키움 타자들을 잘 제어했다. 그런데 패전투수가 됐다. 결과적으로 딱 1명을 넘지 못했다. 키움 ‘간판’ 이정후(24)다.

이의리는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4볼넷 6탈삼진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QS) 호투를 펼쳤다.

손가락 물집으로 인해 시즌 출발이 살짝 늦었다. 첫 두 경기에서는 4이닝 무실점-3이닝 5실점(4자책)으로 살짝 들쑥날쑥했다. 직전 등판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리고 이날 4번째로 마운드에 올랐다.

호투를 뽐냈다. 최고 시속 150㎞의 포심에 체인지업-슬라이더를 구사하며 키움 타선을 비교적 잘 막았다. 올 시즌 개인 최다인 102개의 공을 던지면서 마운드를 지켰고, 6이닝도 처음 먹었다. 시즌 개인 1호 QS도 반가웠다. ‘2년차 징크스’ 이야기가 나왔지만, 우려를 불식시키는 피칭이었다.

이렇게 던지면 승리투수가 될 법도 했지만, 패전을 떠안고 말았다. 일단 타선이 아쉬웠다. 키움 마운드를 상대로 단 1점에 그쳤다. 3회초 1사 2,3루에서 땅볼로 1점을 뽑은 것이 전부다. 나아가 진짜는 키움에 있었다. 이정후다. 이날 이의리는 이정후 1명에게 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유격수 뜬공에 그친 이정후는 3회말 1사 2,3루에서 두 번째 타석을 치렀다. 이의리의 초구를 그대로 받아쳤고, 좌월 2타점 2루타를 폭발시켰다. 0-1에서 2-1로 바로 뒤집는 장타였다.

5회말에는 2사 후 다시 배터 박스에 섰다. 마운드에는 여전히 이의리가 있었다. 초구를 고른 후 2구째 시속 145㎞짜리 속구를 놓치지 않았다. 살짝 팔이 접힌 상태로 스윙을 했지만, 타구는 우중간 펜스를 넘어갔다. 정확하고, 강하게 맞았다는 의미다.

이정후의 시즌 4호 홈런이었다. 스코어도 3-1이 됐다. 비교적 잘 막고 있던 이의리를 울리는 대포 한 방이었다. 역전 결승타도 이정후의 몫이었고, 쐐기타도 이정후가 만들어냈다. ‘원맨쇼’ 그 자체였다.

경기 후 이정후는 “이의리가 1회부터 공이 워낙 좋았다. 1회 첫 타석에서 상대 속구에 타이밍이 늦었다. 두 번째 타석부터는 포인트를 빠르고 앞에 놓고 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앞에 나가준 주자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정후를 앞세운 키움이 3-1의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당했던 4-5 패배 설욕이다. 사실 이날 이의리도 충분히 강렬했다. 지난해 신인왕다운 모습이 나왔다. 그러나 이정후가 더 강력했다. 슈퍼스타의 존재감이 다시 발휘됐다. 괜히 ‘천재’가 아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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