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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경상도 산골 집성촌에 대가족 사이에서 자라다 보니 알게 모르게 가족애를 섭취했다. 가족의 가치가 소중한 걸 배워 그 이야기를 할 때 가장 기쁜 것 같다.”

2006년 영화 ‘맨발의 기봉이’로 데뷔한 권수경 감독은 그간 가족애와 형제애를 주로 다뤘다. 배우 신현준, 김수미 주연의 ‘맨발의 기봉이’는 8살 지능에 머문 40살 노총각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담았다. 권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인 ‘형’(2016)은 따뜻한 형제애를 유쾌하고도 감동적으로 그렸다. 배우 조정석과 도경수(디오)가 형제로 분했던 이 영화는 개봉 당시 관객 298만명을 동원했다.

‘형’ 이후 권 감독은 6년만에 신작 ‘스텔라’로 돌아왔다. ‘스텔라’는 옵션은 없지만 사연은 많은 최대 시속 50㎞의 자율주행차 스텔라와 함께 보스의 사라진 슈퍼카를 쫓는 영배의 버라이어티 추격 코미디다. 손호준이 영배 역을, 이규형이 동식, 허성태가 서 사장 역을 각각 맡아 연기 호흡을 맞췄다.

권 감독은 지난 1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에 가족애를 주로 다루는 이유를 밝혔다. 권 감독이 유년시절 자라온 환경에서 대가족의 가치와 가족애를 많이 배웠다고 한다. 그는 ‘스텔라’ 속 대사 중 손호준이 분한 주인공 영배의 “가족을 건드려? 비겁한 것들”이란 대사와, 특별출연한 배우 박영규가 말하는 “아빠가 되는데 자격이 있냐. 잘 입혀주고 먹여주면 아버지가 되는 거야”를 이 영화의 핵심 주제를 관통하는 대사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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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허성태. 사진|영화 스틸컷

영화는 코로나19 팬데믹 전에 촬영이 완료됐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대신 그 사이에 깜짝 소식이 있었다. 바로 ‘스텔라’에 서 사장 역으로 출연한 허성태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한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권 감독은 “(허성태가)글로벌 배우가 되기 전에도 연기를 되게 잘 했고 색이 뚜렷해서 주목도가 아주 높았던 배우였다”면서 “허성태가 자신의 영역을 지켜가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더라. ‘오징어 게임’이 공개된 후 그를 향한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지켜보며 나 역시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어찌됐든 덕분에 우리 영화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영화 속 ‘스텔라’는 차 기종 이름이다. 지금은 단종됐지만 당시엔 인기있는 차종 중 하나였다. 그러나 스텔라의 색깔에는 영화 속의 하늘색이 없다. 이에 대해 권 감독은 “영화 ‘그린북’(2019)을 레퍼런스한 게 맞다”며 “‘그린북’을 엄청 봤다. ‘그린북’ 속 차 색깔이 너무 예쁘더라. 스텔라는 저 차 색깔이 없다. 그린북을 보고 레퍼런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족애를 그리면서 코미디와 감동 코드를 차용한다. 이런 권 감독에게 코미디란 무엇일까. “코미디는 참 어려운 장르같다. 비극보다도 어렵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찰리 채플린이 가장 위대한 영화감독이라 생각한다. 대사없이 사람을 웃고 울리는 거장이다”라며 “채플린 영화들을 보면 코미디 안에 항상 애환이 있다. 입은 웃는데 눈은 우는. 코미디의 격이 다르더라. 나한테는 코미디가 그렇다. 웃고 끝나는 게 아니라 관객들이 그 안에서 감동을 얻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권 감독은 “흥행 결과에 상관없이 이 영화가 표방하는 원래 가치, 주제적 측면 등이 온전히 관객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 우리 영화를 관객들이 마음 편하게 부담없이 보면서 힐링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스텔라’는 오는 6일 개봉한다. 상영시간 98분. 15세 관람가.

et16@sportsseoul.com

사진|CJ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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