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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야구회관(도곡동)=김동영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임 허구연(71) 총재가 취임식을 통해 공식적으로 수장 자리에 올랐다. 허 총재는 ‘위기’를 말했다.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강경하게 나갈 의사를 내비쳤다. 여차하면 초강수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허 총재는 29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KBO 제24대 총재 취임식에서 “나는 9회말 1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올라온 구원투수라 생각한다. 힘든 상황에서 맡게 됐지만, 두렵지는 않다. 팬 퍼스트, 대외 협력 강화, 국제경쟁력 제고, 선수 권익을 위한 제도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총재는 사상 첫 야구인 출신 총재다. 지도자 생활을 했고, 해설위원으로 오랜 시간 일했다.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총재다. ‘실무형 총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선수들에게 “4不 (음주운전, 승부조작, 성 범죄, 약물복용)을 금지 사항으로 특별히 지켜달라”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현재 KBO리그는 인기 하락을 겪고 있다. 최고 인기 스포츠라 했지만, 젊은 세대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20대의 거의 80%가 관심이 없다고 답했을 정도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재정적으로도 위기를 맞았고, 각종 사건·사고로 인 팬들의 애정도 식고 있다.
허 총재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프로야구 인기가 하락하고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적이 없다. 프리미어12에서 우승을 했지만, 준결승에서 오타니가 빠진 후 극적으로 이겼다. 사실상 일본을 이긴 것이 아니다. 그런 점을 모르고 있다. 야구계가 자아도취에 빠져 있었다. 우리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온 결과다. 우리의 야구가 어디에 와있는지 선수들이 몸으로 느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올해는 중요한 갈림길이다. 상당히 좋은 조짐들이 많다. 양현종과 김광현이 돌아왔고, 좋은 신인들이 상당히 많이 나왔다. 외국인 선수들도 관심을 끄는 선수들이 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향후 10개 구단이 모두 100만 관중이 들어와 1000만 관중을 받는 날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건·사고 발생시 강력한 대응도 천명했다. “4不을 말했다. 팬들이 실망하고 있다. 내 재임 기간에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상벌위원회 조항을, 하다 못해 한시적이라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 프로야구가 사회에 주는 영향력이 크다. 지금보다 더 타이트하게, 강하게 가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고 짚었다.
또한 “촘촘하게 정해야 한다. 음주운전 같은 경우 가이드라인을 정하면 상벌위가 필요하지 않다. 명문화된 규정에 따라 벌칙을 주면 된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식으로 가면 안 된다. 상벌위를 열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만들어야 한다. 술을 마시면 핸들을 안 잡아야 한다. 야구만 잘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자체에도 경고의 메시지를 남겼다. 대전 신구장을 예로 들었다. 허 총재는 “4월10일 대전에 간다. 시장과 함께 관전할 예정이다. 여기서 입장을 밝힐 것이다. 4년 전 시장 후보들 모두 새 구장을 공약으로 했다. 이제 와서 걸고 넘어지는 것은, 말 그대로 정치 논리다. 스포츠를 정치에 이용하는 것이다. 이미 예산도 확보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강한 발언일지 모르겠으나 KBO가 앞으로는 지금 같은 스탠스를 취하면 안 된다. 지자체에서 구단에 대해 계속해서 갑질만 하고, 구단의 소중함을 모른다. 그러면 왜 거기 있어야 하나. 떠나봐야 지자체도 느끼는 것 아니겠나. 총재가 할 수 있는 권한을 다 쓰겠다.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자신의 정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주고자 한다. 지자체장들이 쉽게 생각했다”고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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