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22432
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팬에게 부끄럽지도 않느냐!”vs“운영팀 미숙함, 그런 의도는 절대 아니다.”

부산 아이파크가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3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4라운드 부천FC 1995와 경기에서 0-1로 패한 이후 선수단이 하프라인 근처에서만 인사하고 바로 그라운드를 떠난 게 발단이 됐다.

팬은 댓글을 통해 선수단에게 비난을 쏟아부었다. 부산 공식 SNS에 경기 결과가 게재되자 평소와 다르게 150여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소수가 아닌 대다수의 팬이 선수단의 행동에 집단으로 반발했다. 한 팬은 “서포터즈석에 ‘축구 못하면 어때, 착하게만 자라다오’라는 현수막이 있다. 축구도 못해, 인사도 안 해, 팬들한테 부끄럽지도 않느냐”라며 꼬집었다. 다른 팬 역시 “이기던 지던 목이 터져라 응원한다. 성적은 안 나올 수 있지만 경기에서 졌다고 팬에게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충격적이었다”라며 비난했다.

우중에도 두 시간 가까이 자리를 지킨 팬이었기에 실망감은 더했다. 또다른 팬은 “극적으로 비겨서 그랬던 건지, 홈 개막전에서는 경기 후 가변석 가까이 와서 인사하더니 그렇게 가버리면 팬들은 ‘졌다고 그러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멀리서 살짝 인사하고 가는 건 아닌 것 같다”라며 홈 개막전과 대조되는 모습에 더 실망했다고 이야기했다. 부산은 그라운드와 5m 거리에 1234석 규모의 가변석을 설치, 팬과 호흡을 중요시했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서부터 팬들에게 실망을 안긴 셈이다.

비난이 계속되자 주장 박종우는 “주장으로서 진심으로 죄송하다. 팬이 안 계시면 우리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선수들과 다시 한번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고 되짚고 넘어가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라며 사과했다. 부주장 안병준도 “팬이 실망하고, 화가 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경기 뛴 선수 중 나이가 가장 많은 선수로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프로선수로 맞지 않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정말 죄송하다”라며 SNS에 글을 게재했다.

부산은 운영팀 착오였다고 해명했다. 구단은 본지와 통화에서 “원래 운영팀 안내에 따라 선수단은 경기장을 돌면서 인사를 하는데 그날 비가 오는 상황에서 운영팀이 우왕좌왕해 선수단을 미처 챙기지 못했다”라며 “선수들이 절대 그런 의도를 가졌던 게 아니다. 우리가 안내했어야 했는데 소통이 안 됐다. 미숙한 판단에 팬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이날 부산은 오후 늦게 구단 SNS를 통해 “팬들께 정중히 인사드렸어야 했으나 비가 오는 날씨에 선수단과 팬들의 안전을 우려한 경기 진행 요원이 관중석으로 향하던 선수들단을 센터 서클로 유도해 인사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응원하시는 팬분들을 헤아리지 못한 미숙한 판단이었다.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며 공식 사과문을 냈다.

kk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