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환하게 웃는 NC 양의지
NC 양의지가 8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중 타격 훈련을 하다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며 밝게 웃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액션피치컷

[스포츠서울 | 창원=장강훈기자] 한국프로야구 선수협회와 은퇴선수협회, 일구회 등 야구인 단체가 처음으로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세 단체는 14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사장회의)가 MBC 허구연 해설위원을 신임 총재로 추대한 것에 환영과 지지를 표한다. 허 총재 후보자에게도 깊은 축하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허 후보자가 KBO 출범 후 첫 야구인 출신이라는 점과 한국 야구의 산증인으로서 각 분야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은 만큼 합리적이고 실용성 있는 정책으로 KBO리그 발전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도 함께 담았다.

허구연
허구연 KBO 총재 후보자.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야구인 단체가 KBO 총재 후보자를 향해 동시에 환영의 목소리를 낸 것은 세 단체가 각각 출범한 뒤 처음 있는 일이다. 선수협은 현역 선수, 은선협은 프로야구 선수경험이 있는 은퇴 선수, 일구회는 아마야구 출신과 프로 지도자를 아우르는 단체라 반목에 가까운 운영을 했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퍼블리티시권이 게임 산업에 활용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돈문제로 얼굴을 붉히는 촌극까지 빚었다.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던 세 단체가 ‘공존과 화합’이라는 시대 흐름에 맞춰 변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이 반갑다.

이날 창원 NC파크에서 만난 선수협 양의지(35·NC) 회장은 “야구인이 KBO 총재 후보자가 된 만큼 동료들이 마음을 모아 힘을 실어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선수협을 포함한 야구인 단체도 반목에서 벗어나 소통과 화합으로 위기에 빠진 한국 야구를 다시 일으키는 데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선수협이 세 단체 중에는 가장 후배들이다. 현역 선수들의 집합체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우리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배님들께 부탁도 하고, 조언도 구해서 야구계 발전을 위해 힘을 합칠 때는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포토]만원 관중 이룬 두산과 한화의 잠실 경기
잠실구장 관중석이 야구팬들로 가득 들어차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허 후보자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그는 “야구인들이 진심으로 반성해야 한다. 나부터 팬의 신뢰를 잃은 것에 대해 반성할 것”이라며 “초상권 때문에 분쟁을 하고, 후배들이 잘못된 길을 걸을 때 침묵하는 등의 행태는 야구인이자 선배로서 부끄럽고 죄송한 일”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 역시 “총재가 되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만큼 뛰어다니며 신뢰 회복과 인프라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한국 야구는 지금 커다란 위기이자 재도약 기회의 갈림길에 서 있다. 재도약하는 원동력은 팬 신뢰 회복인만큼 야구계가 하나로 뭉쳐 팬들께 다가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구인들은 KBO리그의 인기 하락을 자신의 탓으로 보고 있다. 정책과 미디어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야구인 스스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크다. 신임 총재 후보자뿐만 아니라 세 곳의 야구인 단체가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점은 그래서 희망적이다. 불혹이 돼서야 철들기 시작한 KBO리그가 크게 태동하기 시작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