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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호준 타격코치가 2022 이천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 LG 트윈스 제공

[스포츠서울 | 통영=윤세호기자] “우리팀은 구장과 투수에 따라 빅볼이 될 수도 있고 스몰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내 생각은 스몰볼이다. 스몰볼로 간다.”

LG 이호준 타격 코치가 냉정히 타선을 바라보며 2022시즌 방향을 설정했다. 구성상 홈런 타자가 많지 않은 것을 강조하면서 팀플레이를 통한 득점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무사 3루, 혹은 1사 3루에서 굳이 외야플라이를 치지 않아도 그라운드볼로 점수를 올리는 장면을 머릿속에 그리고 선수들에게 주입시키고 있다. 만루에서 2루 땅볼 더블플레이가 나와도 3루 주자는 홈을 밟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 코치는 지난 24일 오후 훈련을 앞두고 “아무래도 우리팀은 잠실구장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홈런 타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쉽게 점수를 뽑기는 힘든 구성이다. 냉정히 봤을 때 김현수와 채은성 정도만 장타를 날리는 타자로 볼 수 있다”며 “우리팀은 구장과 투수에 따라 빅볼이 될 수도 있고 스몰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내 생각은 스몰볼이다. 스몰볼로 간다”고 밝혔다.

LG 타선은 지난 2년 동안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2020시즌 149홈런 OPS 0.777로 두 부문에서 각각 3위와 4위에 자리했다. 투수와 수비 의존도가 높은 팀이라는 색깔을 어느정도 지우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2021시즌 110홈런 OPS 0.710에 그쳤다. 팀 홈런 부문에서 공동 4위에 자리했으나 팀OPS는 8위였다. 38홈런을 쏘아 올렸던 로베르토 라모스가 부진과 부상으로 이탈했고 홍창기 외에 대부분의 타자들이 1년 전보다 하향곡선을 그렸다. 타격 방향성을 빅볼로 가져갔는데 정반대의 결과를 낸 2020년과 2021년이었다.

이 코치는 “팀플레이로도 점수를 뽑을 수 있어야 한다. 1사 3루에서 외야플라이만 치라는 게 아니다. 외야플레이를 의식했다가는 삼진을 당할 수 있다. 땅볼을 쳐서 주자를 부르면 똑같이 점수가 올라간다. 안타, 홈런이 아니라 땅볼로도 점수를 뽑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점수를 빼야할 때는 무조건 빼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코치는 “시프트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한 쪽에만 몰려 있으면 그건 공짜로 안타 하나를 준다는 뜻이다. 이걸 최대한 이용하자고 했다”며 “작년에 추신수도 시프트에서 번트를 했다. 김현수도 성공은 못했지만 시도했다. 정말 쉬운 방법이 있다. 그래서 상대가 시프트를 할 경우에 대비해 번트도 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LG 타선이 고전한 원인 중 하나도 시프트였다. 김현수, 오지환, 유강남 등이 시프트로 인해 허무하게 물러났다. 시즌 초반에 특히 그랬다. 당시 김현수는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2016년과 2017년을 회상하며 “미국은 줄자까지 이용하면서 시프트 거리를 측정한다. 그래서 번트 훈련을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상대 시프트에 맞서 번트를 시도한 것도 당시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야구에 완벽한 정답은 없다. 결과가 나오고 승리하는 게 정답일지도 모른다. 이 코치도 이 부분을 강조했다. 그는 “일단 승리하는 게 중요한 것 아닌가. 0-1로 지나 9-10으로 지나 진 것은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타격 코치를 하면서 1점도 못 뽑았다고 스트레스 받은 경우는 없었다. 물론 속은 상했다. 그래도 팀이 승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준비는 철저히 하면서 흐름에 따라 팀이 승리하는 타격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코치는 현역 시절부터 유난히 뛰어났던 게스히팅도 LG에 녹여낼 것을 예고했다. 그는 “LG 전력분석 시스템이 굉장히 좋다. 설마 NC보다 좋을까 싶었는데 NC보다 좋다. 태블릿 PC로 정말 보기 좋고 간결하게 데이터를 보여준다. 정말 좋아서 놀랐다”고 웃으며 “스트라이크존이 상하 뿐이 아닌 좌우도 넓어지는 추세다. 그럼 코스와 구종에 따른 예측타격이 필요하다. 선수들과 이 부분도 호흡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코치는 현역시절이었던 2016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말 LG 김지용을 무너뜨린 바 있다. 당시 그는 김지용의 슬라이더와 코스를 완벽하게 간파해 적시타를 쳤고 김지용은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다잡은 경기를 놓친 LG는 플레이오프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NC에 밀리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

이호준
2016년 10월 21일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2016 KBO 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이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 NC 이호준이 9회말 1사 1,2루 우중간 동점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창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제는 유니폼이 바뀌었다. 선수는 아니지만 지도자로서 이 코치가 LG 타선에 절묘한 해답을 펼쳐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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