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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하재훈이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구장 실내훈련장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제공=SSG 랜더스

[스포츠서울 | 서귀포=장강훈기자] “감 찾는 게 어렵네요.”

외야수로 돌아온 하재훈(32·SSG)이 악전고투 중이다.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와 독립구단 등에서 외야수로 활약하던 하재훈은 2019년 SK(현 SSG)에 입단한 뒤 투수로 전향, 지난해까지 세 시즌을 뛰었다. 투수 데뷔 첫해 36세이브(5승 3패, 평균자책점(ERA) 1.98)를 따내며 구원왕을 차지해 성공시대를 여는 듯했지만, 어깨 부상으로 지난 2년간 재활에 매진했다. 더는 마운드에 오를 수 없다는 위기감이 들자 원래 포지션이던 외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구단에 밝혀 동의를 얻어냈다.

마무리캠프 때부터 야수조에서 훈련을 시작했고, 비활동기간에는 KIA 최형우 황대인과 전주에서 개인훈련을 하며 의욕을 다졌다.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구장에서 만난 하재훈은 “감이 올듯 말듯 한다”며 변신이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타격보다 수비가 어렵다. 스타트 타이밍도 아직은 못마땅하고, 방향 전환도 잘 안된다. 4년 공백이 길다”며 “몸도 야수용으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 투수와는 쓰는 근육이 다르기 때문에 해야할 게 정말 많다”고 밝혔다.

선수 인생을 걸고 외야수 복귀에 도전한 만큼 포기는 없다. 하재훈은 “어차피 거쳐야 할 과정”이라며 “그래도 캠프 시작 후 꾸준히 훈련을 하다보니 좋았다 나빴다 반복하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다. 더 많이 치고, 받고 뛰어야 한다”고 의욕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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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하재훈이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구장 실내훈련장에서 다부진 표정으로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제공=SSG 랜더스

하재훈의 수비를 돕고 있는 조동화 코치는 “운동 능력은 단연 최고”라며 “오늘(15일)부터 타구 훈련을 시작했다. 수비는 리듬과 타이밍이 중요해 부드러운 몸놀림이 필요하다. (하)재훈이는 아직 딱딱한 감이 있다. (김)강민이처럼 낭창낭창한 몸놀림을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 코치는 “1군 엔트리에 포함되려면 일단 수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다. 자신이 가장 답답하겠지만, 요령 피우지 않고 열심히 한다. 좋은 능력을 갖춘 선수였기 때문에 감각을 회복하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SG는 좌익수가 무주공산이다. 지난해 중용된 오태곤이 유력한 주전 좌익수 후보인데 수비가 빼어난 이정범이 경쟁자로 꼽힌다. 하재훈도 비어있는 좌익수 자리를 꿰차기 위해 코너 외야수로 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수비는 흘린 땀의 총량에 비례한다는 신념으로 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실전 감각을 익히면 나도 당당히 경쟁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1군 진입이 첫 번째 목표이고, 경쟁에서 살아남으면 20홈런 20도루에 도전하고 싶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자신과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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