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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왼쪽)이 27일(한국시간) 레바논전에서 선제골을 뽑아낸 후 이재성의 축하를 받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조규성(김천상무)이 ‘우상’ 황의조(보르도)를 쫓다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레바논 시돈 사이다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 레바논과 원정 경기에서 조규성의 선제결승골로 - 으로 승리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터키 전지훈련에서 가동한 투톱 카드를 재차 꺼내 들었다.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지난 23일(한국시간) 스트라스부르전에서 첫 해트트릭을 달성한 뒤 합류한 황의조와 벤투호에 새 공격 옵션으로 안착한 조규성이 호흡을 맞췄다.

최전방에서 둘은 비슷하지만 다른 모습으로 레바논 수비와 싸웠다. 제공권이 뛰어난 조규성은 적극적으로 헤딩 경합에 나섰고, 수비에도 상당한 기여를 했다. 지난해 6월 투르크메니스탄전 이후 대표팀에서 득점이 없는 황의조는 특유의 수비 뒷공간 침투로 공격 기회를 엿봤다. 전반 4분 김승규의 롱 패스를 받은 조규성이 그대로 전진 패스를 넣었는데, 황의조의 발에 정확하게 연결되지는 않았다. 이처럼 둘의 호흡은 나쁘지 않았다.

결국 조규성과 황의조는 전반 추가시간 골을 합작했다. 황의조가 왼쪽 측면에서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뛰어들던 조규성이 오른발로 방향만 바꾸는 감각적인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조규성은 지난 15일 아이슬란드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은 데 이어 최종예선에서 첫 골을 넣으며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9월 최종예선 레바논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던 조규성은 2번째 만남에서도 좋은 기억을 이어가게 됐다. 조규성과 황의조는 득점 후 진한 포옹을 하며 기쁨을 나눴다. 조규성은 종료 직전까지도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며 벤투 감독의 박수를 받았다.

조규성은 줄곧 황의조를 자신의 우상 또는 롤모델로 꼽아왔다.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공간을 창출하고 어떠한 각도에서도 슛이 가능한 플레이 스타일도 닮아 있다. 조규성은 지난해 9월 처음 벤투호에 발탁됐을 때는 ‘황의조 대체자’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붙박이 공격수이던 황의조를 위협할 수 있는 경쟁자로 떠올랐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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