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의 거친 추격 뿌리친 모비스[포토]
함지훈 등 현대모비스 선수들이 지난달 2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2프로농구 고양오리온과 울산모비스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코트를 나서고 있다. 고양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잘 뽑고 잘 키워야 한다. 선두권에 자리한 팀들만 봐도 그렇다. 1위 서울 SK는 주축 선수 대부분이 SK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과거 암흑기 시절에는 외부에서 대형 선수들을 꾸준히 수급해도 결과를 내지 못했는데 2011년 김선형을 시작으로 굵직한 전환점을 찍었다. 김선형, 최준용, 안영준 등이 SK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했고 SK 또한 꾸준히 정상을 바라보는 팀이 됐다. 2위 부산 KT의 허훈과 양홍석, 3위 안양 KGC의 전성현, 문성곤, 변준형도 마찬가지다.

KBL 최다 우승팀인 울산 현대모비스 또한 그렇다. 21세기 6번 우승을 달성하는 과정에는 양동근과 함지훈이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현재 코치를 맡고 있는 양동근은 2004년, 함지훈은 2007년에 입단했고 현대모비스의 황금기를 활짝 열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 현대모비스의 두 번째 황금기를 향한 유의미한 발걸음이 시작됐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이번 시즌이었다. 이른바 리빌딩 시즌으로 생각했던 지난해 정규리그 2위에 오른 게 선수단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꾸준히 성장하는 서명진(23), 지난 시즌 막바지 강한 인상을 남긴 이우석(23)을 향한 기대 또한 높았다. 이들이 꾸준히 성장 곡선을 그린다면 두 번째 우승도전까지 걸리는 시간도 단축된다.

그리고 이러한 기대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서명진은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10.1점 5.1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과 5어시스트 이상을 올리면서 양동근의 뒤를 잇는 특급 포인트가드로 올라서는 모양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 무대에 뛰어든 서명진은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프로에 입단한 이우석과 나이가 같다. 남들보다 빠르게 프로 무대에 진입하면서 좌충우돌한 시기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서명진과 현대모비스 모두 성공을 응시하고 있다.

중거리슛 서명진[포토]
모비스 서명진이 지난달 2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2프로농구 고양오리온과 울산모비스의 경기에서 이정현을 따돌리며 중거리슛을 시도하고 있다. 고양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이우석은 이번 시즌 유력한 신인왕 후보다. 지난 시즌 15경기 출장에 그치면서 이번 시즌에도 신인왕 자격을 얻었다. 경기당 평균 11.7점 4.4리바운드 3.2어시스트로 다방면에서 활약한다. 신장 196㎝의 장신 가드인데 포인트가드 역할도 한다. 만 23세 백코트 듀오를 앞세워 오늘과 내일을 두루 거머쥔 현대모비스다. 더불어 베테랑 함지훈이 기둥 구실을 하고 라숀 토마스도 경기를 거듭하며 특급 활약을 펼친다. 현대모비스는 3승 6패에 그쳤던 1라운드를 뒤로 하고 시즌 전적 18승 14패, 4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4라운드 5경기에서는 4승 1패로 순항 중이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일단 기대 이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 잡은 경기를 놓친 게 4경기나 된다. 내 잘못”이라며 “4경기를 다 잡으면 1위권과 경쟁할 수 있었다. 그런 부분은 아쉽다. 그래도 4위까지 만든 것에 대해서는 만족스럽고 다행”이라고 전반기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후반기 과제에 대해 “선수들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아쉽다. 우리가 상대를 추격할 때는 경기력이 굉장히 좋다. 반대로 상대가 쫓아오면 경기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물론 아직 어린 선수들이 팀에 많다. 그래서 더 선수들과 꾸준히 대화를 해야 한다. 앞으로 신경써야 할 것도 이러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대성 따돌리는 이우석[포토]
모비스 이우석이 2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2프로농구 고양오리온과 울산모비스의 경기에서 이대성을 따돌리며 돌파하고 있다. 고양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이제는 어느 팀도 만만히 볼 수 없다. 현대모비스는 가장 어시스트를 많이 하는 팀이자 블록슛에도 능한 팀이다. 팀어시스트(21.3개)와 팀블록슛(3.9개)에서 1위에 자리하고 있다. 높은 어시스트 숫자는 팀야투율 1위(47.4%로)로 고스란히 연결된다. 그만큼 공격 완성도가 높다. 지난달 24일 고양 오리온전 이후 부상으로 결장했던 서명진이 후반기 복귀를 노리는 만큼, 현대모비스 또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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