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처_2022_01_16_20_41_53_884

캡처_2022_01_16_20_38_14_280

캡처_2022_01_16_20_37_54_27

캡처_2022_01_16_20_40_39_575

MBC\'스트레이트\'

[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우리 캠프로 와. 정보업 해. 잘하면 1억 줄게” “보수는 돈주고 하니까 미투가 안 터지지. 안희정 불쌍해” “김종인? 먹을 수 있는 잔치판 온 거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아내 김건희씨와 유튜브채널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의 7시간45분 통화 녹취록 중 일부가 보도돼 파장이 예상된다.

방송을 앞두고 국민의힘 측이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하며 방송내용 중 일부가 잘려나간 터라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지만, 김씨가 윤석열 캠프의 운영과 외부 인사 영입 등 전반적인 내용에 개입해 온 듯한 내용이었다.

15일 방송된 MBC‘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김건희씨의 걸걸한 여장부 같은 목소리가 전파를 탔다. 지난해 12월 봇물처럼 자신을 둘러싼 허위이력이 쏟아져나오자 공식사과문을 읽던 조신한 목소리와는 사뭇 달랐다.

녹취록에서 김씨는 “나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나 좀 도와달라. 솔직히 (이 기자를) 우리 캠프로 데려왔으면 좋겠다”라며 “(오면) 할 게 많지. 내가 시키는 거대로 해야지. 정보업 같은 것. 우리 동생이 잘하는 정보 같은 것 뛰어서”라고 말했다.

당초 녹취록 공개를 두고 두 사람이 오랜 기간 친분을 갖고 통화를 해온 것이 이해관계가 맞아서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녹취록의 정황을 보면 이 기자는 유력 대선후보 아내인 김씨를 통해 내부 취재를 하려 했고 김씨 측은 이 기자를 자기 수족으로 부리며 반대 정보를 캐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기자는 지난해 8월 30일 김씨의 제안으로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강의도 했으며, 김씨는 이 기자에게 105만원을 건넸다고 스트레이트는 보도했다.

김씨는 “우리 남편한테도 일정 같은 거 하지말고 캠프 엉망이니까 자문 받거나 이렇게 하자고 하고있거든. 와서 좀 도와줘. 우리 남편이 대통령이 되면 동생이 제일 득 보지 뭘 그래. 이재명이 된다고 동생을 챙겨줄 거 같아? 어림도 없어. 명수가 하는 만큼 줘야지. 잘하면 뭐 1억원도 줄 수 있지”라며 구체적인 금액도 제시했다.

또 김씨는 지난해 9월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와 경쟁상대였던 홍준표 의원에 대해 비판적 질문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 기자가 홍 의원의 서울대 토크콘서트 일정에 갈 것이라고 하자 “날카로운 질문을 해봐라. 홍준표 까는 게 슈퍼챗(유튜브 채널의 실시간 후원금)은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에 대한 인물평도 이어졌다. 김 전 위원장이 갈등 끝에 선대위 합류한 것을 두고 김씨는 “원래 그 양반이 오고싶어 했어. 그런데 계속 자기 좀 그러려고 한 거지. 먹을 수 있는 잔치판에 온 거지”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동생도 양쪽 줄을 서 그냥. 양다리를 걸쳐 그냥. 그거밖에 더 있어? ‘서울의 소리’도 언론으로서 좀 더 공신력이 있어야 되고 그러려면 양쪽을 다 해야해. 가로세로연구소도 완전 저거 ○○○ 하고 ○○○잖아”라며 극우보수층을 결집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는 ‘가세연’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수사에 대해서는 “조국 수사를 그렇게 크게 펼칠 게 아닌데 빨리 끝내야 되는데 유시민이니 존재감 높이려고 너무 키워서 이렇게 된 거 아니야. 사실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야. 우리 남편이 검찰총장 되고 대통령 후보 되는 거 꿈에 라도 상상했겠어? 우린 그냥 편하게 살고싶었지. 이걸 문재인 정권이 키워준거야. 보수는 자기네가 해 먹고 싶지. 정치판에서는 자기편에 적이 있는 걸 알아야돼”라고 말했다.

같은 논리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킨 건 보수라고도 했다. 그는 “박근혜 탄핵시킨 건 보수야. 문재인이 탄핵시킨게 아니야. 바보들이 보수가 탄핵시킨 거야”라고 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 민주당 주요인사들을 둘러싼 미투에 대해서도 “미투도 그걸 뭐하러 문재인 정권에서 잡자 했잖아. 안희정 불쌍하더만. 우리 아저씨는 안희정 편이야. 보수는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 공짜로 부려먹거나 이런 일은 없지. 그래야 미투가 안 터지잖아. 돈은 없지. 바람은 펴야겠지. 그러는거 이해돼. 보수는 돈주고 해야지. 나중에 화 당해”라며 웃었다.

그런가 하면 자신을 둘러싼 쥴리 논란, 양 모 검사와 동거설 등을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나 클럽가는 거 싫어하는 성격이야. 시끄럽고 그런데 싫어해. 도사들이랑 삶이 무엇인가 이런 얘기하는 거 좋아하지. 클래식만 틀어놓는데”라고 했고, “난 쥴리한 적이 없거든. 내가 뭐가 아쉬워서 유부남하고 동거를 하겠니. 어떤 엄마가 자기 딸을 팔아? 너무 그러면 혐오스러운 거야”라고 말했다.

이같은 ‘스트레이트’ 보도를 앞두고 반론 요청에 응하지 않던 김씨 측은 방송 직전 서면을 통해 반론을 제시했다. 김씨 측은 “나는 윤 후보의 정치행보, 선거캠프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 ‘미투’에 대한 부적절한 말은 송구하다. 이명수 기자에게 캠프 자리를 알아봐주겠다는 말은 지금 일을 관둔다고 해서 도와주겠다는 원론적 수준의 얘기였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방송 직전 방송금지가처분신청 일부 인용 결정이 나며 내용과 편집 등이 대폭 수정된 ‘스트레이트’는 녹취록을 군데군데 잘라서 내보내는 수준으로 방송돼 시사보도로서 완성도는 떨어지는 상태였다. ‘스트레이트’ 측은 향후 2차 추가 방송을 예고했다.

gag11@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