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SBS와 김남길의 흥행 공식이 이번에도 통했다.

김남길이 지난 14일 첫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하 악의 마음)’을 통해 약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한국형 프로파일링의 태동을 그리는 ‘악의 마음’은 동명의 논픽션 르포를 기반으로 하는 범죄 심리 수사극이다. 동기 없는 살인이 급증하던 시절, 악의 정점에 선 연쇄살인범들의 마음을 치열하게 들여다봐야만 했던 대한민국 최초 프로파일러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남길은 연쇄살인범들의 마음을 읽고 쫓는 범죄행동분석관(프로파일러) 송하영으로 분한다. 악을 쫓기 위해 악의 마음속으로 걸어 들어간 송하영은 이후 한국 최초 프로파일러가 된다.

‘악의 마음’은 김남길이 주연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대감을 높였다. 2019년 최고 시청률 22%를 기록한 ‘열혈사제’로 코믹과 액션을 넘나들며 시청률과 화제성, 연기력까지 다 잡은 김남길이 그려낼 ‘대한민국 최초 프로파일러’는 어떤 모습일지 첫방송 전부터 궁금증을 자아냈다.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남길은 섬세한 감정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밝고 코믹적이고 액션이 있는 걸 위주로 하다 보니 조금은 섬세한 연기를 하는게 제겐 도전이었다”며 눈빛 안에서 감정을 읽어내고 표현해야 하는 도전의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기대대로 김남길은 첫 방송부터 흡입력 있는 연기력으로 극의 몰입도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첫회에서는 송하영(김남길 분)이 ‘빨간 모자 사건’으로 불리는 연쇄 성폭행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았다. 2회에선 송하영이 범죄행동 분석기법으로 연쇄살인 사건 진범을 검거했고, 이를 계기로 국영수(진선규 분)는 더욱 강력하게 범죄행동분석팀의 필요성을 주장, 송하영이 이를 받아들이며 한국형 프로파일링의 태동이 시작됐다.

김남길 (2)

김남길은 송하영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캐릭터의 서사를 한층 깊이 있게 완성해냈다. 예리한 분석력은 물론 사건의 진범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송하영 캐릭터를 빈틈없는 연기로 빚어내며 흡입력을 높였다. 남이 읽을 수 없게 자신의 감정은 숨기면서도 타인에게는 누구보다 뛰어난 감수성을 가진, 송하영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구현해내기 쉽지 않지만 다른 사람의 내면을 깊게 들여다보는 섬세함을 안정적으로 표현해내며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프로파일러의 얼굴을 그려나가고 있다.

시청률도 반응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악의 마음’은 2회만에 최고 시청률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1회 6.2%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악의 마음’은 2회에서 수도권 기준 시청률 8.1%를 기록하며 전 회 대비 수직 상승,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무려 10.8%까지 치솟았다. 회 엔딩에서는 또 다른 사건이 암시되며 궁금증을 더했다.

‘악의 마음’은 대한민국 최초 프로파일러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점도 기존의 수사극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시청률까지 상승세를 타며 ‘열혈사제’에 이어 연타 흥행에 한 발짝 다가갔다. 진선규, 정만식 등부터 3회부터 등장을 예고한 김소연까지 스크린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배우들의 등장도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몰입감도 선사했다.

전작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시청률로 경쟁작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 밀려 아쉬움을 남겼다. 이런 가운데 ‘악의 마음’으로 돌아온 김남길이 다시 시청자들의 마음을 계속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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