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7567
마요르카 | 정윤택통신원

[스포츠서울 | 마요르카=정윤택통신원·박준범기자] 이강인(20)이 달라지고 있다.

마요르카는 11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 에스타디 데 손 모시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스페인 라 리가 17라운드에서 셀타 비고와 공방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강인은 이날 경기에서 원톱 공격수 아브돈 프라츠를 지원하는 2선 공격자원으로 선발 출전해 후반 44분 페르 니뇨와 교체될 때까지 약 90분간 활약했다. 마요르카는 이날 무승부로 승점 1점을 획득하며 리그 12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는 시작 전부터 어수선했다. 스페인 기상청은 경기 당일 아침부터 마요르카 전역에 강풍 황색주의보를 발령했다. 하루 종일 계속된 강풍으로 마요르카 시내 곳곳에 작은 사건, 사고가 생겨 마요르카 팬들 사이에선 경기 연기 소문까지 돌았다고 한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경기도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다. 선수들은 강한 바람에 볼 처리에 애를 먹었다. 볼을 소유하며 플레이하는 이강인은 강한 바람에 특히 더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보였다. 코너킥, 프리킥 상황에서도 본인의 장기인 날카로운 킥을 제공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소란은 경기장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일부 마요르카 서포터즈들은 안전요원과 마찰을 일으켜 경찰의 진압 후에야 겨우 진정되는 일도 있었다. 또 쉴 새 없이 경기장으로 날아들어 오는 각종 물건들을 바삐 정리하러 다니는 경기 진행 요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라운드 상황에만 집중하기 힘든 전반전이었다. 결국 전반 추가시간만 8분이 주어졌다. 양 팀 모두 소득 없이 0-0으로 끝난 전반과는 달리, 강한바람에 점차 적응된 양 팀 선수들은 후반 들어 한층 나아진 경기력을 선보였다. 마요르카에서는 후반 초반 이강인의 활발한 활약이 돋보였다. 몇 차례 좋은 압박을 선보이며, 앞선에서 볼을 뺏는 등 최근 한층 나아진 수비력을 선보였다.

후반 5분 이강인은 아브돈 프라츠와 좋은 콤비 플레이를 선보이며, 문전으로 침투해 슈팅까지 연결했으나 셀타 수비에 막혔다. 후반 9분에는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셀타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평소 이강인에게서 보기 힘든 장면도 몇 차례 포착됐다. 후반 28분에는 팬들을 독려하는 제스처로 팬들의 응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경합 과정에서 나온 핸드볼에 대한 판정에 대해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필드 플레이어 중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그는 스페인 매체 ‘마르카’로부터 별 2개를 받아, 후반 막바지 셀타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클린시트를 달성한 골키퍼 마놀로 레이나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을 받았다.

한편, 루이스 가르시아 마요르카 감독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지만, 날씨가 좋지 못한 상황에서도 승점을 얻었고 팀이 패배하지 않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음에 만족한다”라며 팀의 최근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6경기 연속 선발 출장하며, 팀 내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 잡고 있는 이강인이 전반기 최종전인 그라나다 원정에서도 좋은 경기력 이어가며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 기대된다.

beom2@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