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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선우기자] 배우 김현주가 넷플릭스 ‘지옥’으로 배우 인생의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

1997년 MBC 드라마 ‘내가 사는 이유’로 데뷔한 김현주는 어느덧 25년차 배우다. 그런 그에게도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와의 협업은 새로운 세계였다. 열심히 연기한 작품이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동시에 공개된다는 건 부담감도 있지만, 설렘도 공존했다. ‘지옥’은 공개와 동시에 다수의 국가에서 1위 또는 상위권에 안착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김현주는 민혜진 변호사로 열연했다. 그는 “아직도 놀랍다. 평소에 반응을 굳이 찾아보거나 하진 않지만, 재밌는 댓글들도 많더라. 작품의 인기가 크게 체감된다기 보다는 굉장히 오래 알았던 지인들도 사인을 부탁하거나 그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긴 하다”고 신기해했다. 이어 “출연을 결심한 건 연상호 감독 때문이다. 나도 ‘부산행’을 좋아했던 관객으로서 그런 작품을 출연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지옥’이라는 제목 자체가 주는 충격적인 강렬함 같은 것들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웹툰을 먼저 보고 나서 심오함이 좋았고, 이 작품을 영상화 하면 어떤 느낌일지 작업 자체가 궁금해졌다”고 설명했다.

배우에게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작품은 없겠지만, 매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순 없다. 하지만 ‘지옥’은 유의미한 성적표까지 남기면서 더욱 큰 의미를 남겼다. 김현주는 “물론 늘 좋은 결과를 빚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결과에 크게 연연해 하는 편은 아니다. 다음번에 더 열심히 하자 생각한다. 그래도 결과를 내지 못했을 땐 주인공으로서의 책임감과 미안함도 있다. 그런데 이번엔 어느 정도 세계적인 흥행을 통해 과거의 아쉬움은 해결했다고 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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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수차례 정의로운 역할을 연기했지만, 본격적인 액션연기는 처음에 가깝다. 김현주는 “잠깐 복싱하는 장면 정도만 하다가 이런 액션은 첫 시도다. 개인적으로도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고, 기대되는 부분도 있었다. 준비하는 과정은 결과보다도 더 즐거웠다”며 “연습과정을 거치니까 캐릭터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기초적인 것부터 하나하나 세심하게 가르침을 받아서 연습을 했었다”고 회상했다.

‘지옥’을 보고 나면 정말 잘 짜여진 새로운 ‘연니버스’을 느낄 수 있다. 기존 작품들과의 차이점도 있었을까. 김현주는 “이 촬영을 하면서 달랐던 점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는 현장이었다. 캐릭터 연기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그래서 모든 배우들이 최고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었던 거 같다”며 “그렇게 만들어내는 게 연상호 감독님의 스타일인 듯 하다. 무거운 작품인데 현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만족했다.

유아인, 박정민, 원진아 등 다양한 후배 배우들과도 함께 호흡했다. 김현주는 “이번엔 주로 대적하는 관계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오고 가는 힘의 균형이나 톤이 좋았다. 개성이 다른 배우들끼리 만나서 균형이 맞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신선하게 표현된 거 같다”며 “유아인은 늘 기대됐고 새로웠다. 아주 좋았다. 박정민은 연기 천재 같다. 너무 영특하다. 고민을 많이 하는 게 느껴지게 연기한다. 원진아는 체구가 작은데 뿜어져 나오는 힘이 상당하다. 목소리도 좋고 앞으로 너무 기대되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여러모로 ‘지옥’은 이미 베테랑 배우인 김현주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됐다. 김현주는 “도전에 대해 조금씩 더 자유로워졌다. 확실한 상황이 있어서 계기가 된 건 아니다. 내면적 계기는 더 오래됐던 거 같다. 오랜시간 고민한게 이번에 하나씩 풀려나갔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더 다양한 모습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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