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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선우기자]배우 유태오가 길거리에서 춤을 추고, 절친들과 보드게임을 하며 행복해한다. 우리가 몰랐던 ‘진짜 유태오’의 모습이 ‘로그 인 벨지움’에 모두 담겼다.
12월 1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로그 인 벨지움(유태오 감독)’은 팬데믹 선포로 벨기에 앤트워프 낯선 호텔에 고립된 배우 유태오, 영화라는 감수성이 통한 가상의 세계에서 찾은 진짜 유태오의 오프 더 레코드를 담았다. 유태오의 첫 감독 데뷔작이다. 그의 일상이 담긴 브이로그 형식인데 직접 출연, 기획, 제작, 각본, 감독, 촬영, 편집, 음악 등 모든 부분에 참여했다.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오픈시네마를 통해 첫 공개됐고,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페스티벌초이스에도 선정됐다.
그동안 유태오는 다양한 작품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영화 ‘레토’로 주목 받은 뒤 영화 ‘블랙머니’, tvN ‘아스달 연대기’, ‘머니게임’, SBS ‘배가본드’, 애플TV+ ‘닥터 브레인’까지 끊임없이 달려왔다. tvN ‘버저비터’, ‘우도주막’을 통해 예능에도 도전했지만, 이 역시 각각 농구와 주막이라는 콘셉트가 있었기에 유태오의 온전한 매력을 담아내기엔 부족했다.
하지만 ‘로그 인 벨지움’엔 그야말로 유태오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벨기에로 촬영을 갔다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고립된 유태오의 생존기가 리얼하게 담겼다. 호텔 곳곳에는 외출을 자제하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고, 장을 보러 갈 때만 잠깐 나간 길거리에도 사람이 없다. 그러나 슈퍼마켓 속 식료품 코너에는 남아 있는 재고가 없을 정도로 당시의 심각한 상황을 보여준다. 마치 코로나 팬데믹을 마주한 과거의 우리와도 오버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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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혼자가 된 유태오는 오디션도 셀프 테이프로 제작해 보내고, 식사도 운동도 모두 혼자 해낸다. 슈퍼에서 사 온 작은 화초만이 그의 유일한 친구이자 위안이 된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한국으로 돌아 온 유태오. 자가격리 기간을 끝내고 다시 자유의 몸이 된다. 다시 일을 시작하고, 사람들과 만난다. 아내 니리키와 함께 처가를 찾아 가족들과 대화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가족들은 “정말 수고 많았다”며 그를 격려한다. 벨기에에서 찍어 온 브이로그도 절친들과 함께 볼 수 있으니 더 이상 외롭지 않다. 배우 천우희, 이제훈이 그를 찾아 같이 유태오의 첫 작품을 관람하고 건강한 피드백을 주고 받는다. 친구들의 조언 덕분에 한국 분량도 더욱 알차졌다. 유태오가 만든 음악도 삽입됐다. 이후 그들은 보드게임을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외에도 가수 김수철, 영화 관계자 등 다양한 유태오의 지인들이 출연해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총 3막으로 구성된 영화는 피날레를 향해 간다. 데뷔는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주목 받은 지는 최근 몇년이다. 기다림을 보상받듯 제41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장면이 극 말미에 실린다. 다큐멘터리의 특성상 의도한 것보다는 변수가 더 많기 마련이지만 꽤나 잘 흘러간 변수의 연속이다. 코로나 팬데믹에 좌절했지만 끝내 유종의 미를 거둔다. 이외에도 유태오가 자신을 응원하는 지하철 광고 앞에서 행복의 댄스를 추거나, 조깅을 하는 모습 등 평소 작품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인간적인 모습들도 다수 담겨있다. 유태오가 “자신의 심장을 찢어서 접시에 내서 넘겨드린 상황”이라고 표현할만큼 리얼리티를 자신했다.
갑자기 들이닥친 상황 속에서 시작된 생존을 위한 브이로그가 영화로 탄생했다. 소지하고 있던 스마트폰으로 투박하게 담아냈지만 유태오 특유의 감성이 담겼고, 이 영화만의 리듬이 눈길을 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팬데믹’에서 출발한 불안과 생소함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유태오는 영화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에게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데, 영화를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관객 스스로도 ‘나’에 대한 물음을 던지게 된다. 독특한 형식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만난 유태오는 작품 속 유태오 이상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러닝타임 65분. 12월 1일 개봉.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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