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컷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KBO리그에서 가장 오랜 기간 한국시리즈(KS) 정상에 오르지 못한 팀은?

롯데 자이언츠다. 1992년 우승이후 29년 동안 정상을 탈환하지 못하고 있다. 2위는 LG 트윈스다. 1994년이 마지막 우승이다. 27년 동안 무관이다. 두 구단은 1982년에 창단된 오리지널 팀들이다. 횟수의 차이는 있지만, KBO리그는 10개 구단이 모두 우승을 맛봤다.

메이저리그(ML)에서 가장 오랫동안 우승에 성공하지 못한 팀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다. 1948년이 마지막이었다. 73년 동안 WS 트로피를 클리블랜드 시에 가져오지 못했다. 물론 MLB에는 WS 무대를 밟지 못한 시애틀 매리너스를 포함해 탬파베이 레이스 등 6개팀이 ‘노 우승’이다.

그러나 6개팀은 모두 신생팀들이다. 창단 자체가 클리블랜드의 마지막 우승을 이룬 1948년 이후다. 클리블랜드의 뒤를 잇고 있는 팀이 1961년에 창단된 텍사스 레인저스의 60년이다.

오리지널 팀으로 29년, 27년 동안 KS 우승에 실패하고 있는 롯데와 LG 프런트맨들은 현재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무척 궁금하다.

창단 8년 내에 KS 우승에 잇달아 성공한 NC와 KT와 비교하면 ‘전통’이라는 게 무색해진다. 전통은 우승도 중요하지만 레전드 배출, 인적 구성, 앞서가는 행정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두 구단은 오히려 뒷걸음질이다. 신생팀 NC와 KT에 선뜻 앞선다고 할 수 있을까. 프랜차이즈 연고지는 최고의 자리인 서울과 부산이면서도 29년, 27년 동안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기자는 KT의 애리조나 캠프를 몇 차례 방문할 때마다 선입견이 있었다. 주인없는 회사 KT는 절대 우승할 수 없다는 고정 시각이었다.

1982년 원년에 출범한 MBC 청룡 때문이었다. MBC는 원년 때 플레잉 매니저 백인천 감독을 비롯해 초호화 군단이었다. 한국화장품의 슈퍼스타 김재박은 1982년 서울에서 벌어진 세게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팀 출전으로 이듬해 본격적으로 MBC에 합류했다.

MBC는 1990년 LG에게 인수되기 전까지 8년 동안 딱 한 차례 KS에 진출해 해태에 졌다. 8년 동안 성적 부진으로 백인천 유백만(대행), 김동엽, 어우홍, 김동엽, 유백만, 배성서 감독 등이 거쳐갔다. 선수들은 감독의 훈련 방식에 불만을 품고 연판장을 돌리기도 했다. 성적이 좋을 리가 없었다.

주인없는 회사 MBC를 취재해본 터라 공기업 KT에 대해서도 이런 시각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KT는 공기업의 프로야구단도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이번 KS 우승으로 보여줬다.

그런 점에서 롯데와 LG는 철저한 자기 반성 속에서 2022시즌을 맞아야 한다. 구단이 오래됐을 뿐 NC와 KT에 절대 나은 점이 없다는 점을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

롯데, LG 두 구단은 정체성도 모호하다. 돈은 나름대로 쓰면서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게 이들 구단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타 팀을 선도할 만한 능력도 없고, 구단 행정의 과감성도 매우 부족하다.

사실 LG는 전임 구단주의 독선적 지시로 인한 지체됐고, 롯데는 구단주의 무관심 행정으로 점철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롯데와 LG는 과연 언제쯤 KS 우승에 성공할까.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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