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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KBO리그가 외면한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 일본프로야구 양대리그 최고 명문팀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리그 중단을 둘러싸고 홍역을 치르고 있는 KBO리그의 현실과 대비된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는 13일 ‘요미우리 김기태 2군 수석코치가 1군 타격코치로 부임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아베 신노스케 2군 감독의 요청으로 수석코치로 부임한지 1년 만에 하라 다쓰노리 감독의 부름을 받은 셈이다.

[SS포토]야구올스타 김성근, 김기태 감독은 특이해
나눔 올스타의 김성근(오른쪽부터네번째) 코치가 1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15 KBO리그 올스타전’을 앞두고 단체 촬영을 하면서 김기태 감독 혼자 화이팅을 외치자 농담을 걸며 주위의 폭소를 터트리고 있다.(스포츠서울 DB)

한국인이 일본 야구의 심장으로 불리는 요미우리에서 1군 주요 보직 코치를 맡은 것은 김기태 전감독이 처음이다. 팀 타격과 득점 강화를 위해 김기태 전감독의 능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올해 2군에서 호흡을 맞춘 아베 코치도 작전코치로 1군에 재입성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선수들의 의식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김기태 전감독은 요미우리 내에서도 성실한 지도자로 인기가 높다.

퍼시픽리그 최고 명문팀으로, 요미우리를 뛰어넘은 것으로 평가받는 소프트뱅크에는 김성근 전 한화 감독이 몸담고 있다. 1군에서 코치 어드바이저로 활동하던 김성근 전감독은 내년에도 소프트뱅크 1군과 함께 한다. 내년에는 ‘감독 특별 고문’으로 후지모토 히로시 신임 감독의 시즌 운영을 돕는다. 조언자였던 역할도 확대된다.

김성근
소프트뱅크 김성근 감독 특별 보좌.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당장 미야자키에서 치르고 있는 팀 마무리훈련부터 공식적으로 선수들을 지도할 권한을 받았다. 71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직접 나갈 수 있는 위치가 된 셈이다. 지난 6일에는 훈련 도중 공에 얼굴을 맞고도 “부기가 조금 있을뿐 문제없다. 단순 타박상”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KBO리그는 수 년전부터 육성이 대세로 떠올랐다. 아이러니하게도 선수 육성에 관한 분명한 철학과 지도방식을 가진 김성근, 김기태 전 감독이 각각 한화와 KIA를 떠난 뒤 육성을 부르짖었다. 김성근 전감독은 소프트뱅크가 왕조를 구축하는 과정에 선수뿐만 아니라 지도자를 육성하는 권한을 부여받았고, 김기태 전감독은 요미우리의 재건을 이끌 기대주를 키우는 노하우를 인정받아 입단 1년 만에 1군 승격을 일궈냈다. 팀의 지향점과 색깔이 명확하기 때문에 이를 구체화하고 실현할 수 있는 지도자를 국적에 관계없이 중용한다는 점에서 한국에 거의 따라잡힐 뻔한 일본프로야구가 다시 앞서나간 동력을 읽을 수 있다.

KIA 김기태 감독과 하라 감독...이야기꽃 [포토]
KIA 김기태 전감독(오른쪽)과 요미우리 자이언츠 하라 다쓰노리 감독(가운데). (스포츠서울DB)

KBO리그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정지택 총재의 이른바 ‘리그 농단’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는 등 심각한 신뢰도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사장회의)에서도 리그 발전과 산업화보다는 눈앞의 성적에 얽매여 주판알을 튕기는 촌극이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 리그 신뢰도 저하는 인기 하락과 직결된다. 한때 국민스포츠로 각광 받던 프로레슬링이나 프로씨름이 대중의 외면을 받은 것도 같은 이유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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