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들어서는 양현석<YONHAP NO-2281>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 수사 무마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첫 공판에 참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조현정기자]양현석(51) 전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총괄 프로듀서로부터 협박당했다고 주장한 아이돌 연습생 출신 한서희(26)가 검찰에 YG소속 가수들에 대한 수사협조를 약속해 구속을 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 심리로 양현석 전 대표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보복협박) 등의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양 전 대표간 이날 재판에 참석했다.

양 전 대표는 2016년 당시 YG소속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 구매 의혹을 고발한 공익제보자 한서희가 경찰에서 진술을 바꾸도록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양 전 대표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비아이의 마약 구매 의혹을 진술한 한서희를 만난 것은 맞지만 거짓진술을 하라고 협박하거나 강요한 바는 없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는 2016년 한서희를 조사했던 경찰관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한서희를 대마 소지흡연 혐의로 주거지에서 체포했는데 당시 휴대전화를 압수해보니 카카오톡 등에 마약 거래 정황이 있었다”며 “그 부분에 대해 한서희에게 묻고 설득을 거쳐서 YG 소속 비아이 등에 대한 수사협조를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서희가 YG 소속 가수들과 마약거래를 하던 게 YG 관계자에게 적발돼 강한 경고를 받았다고도 증언했다. A씨는 “한서희가 ‘다시 한번 더 YG 가수들에게 마약을 공급하면 쥐도새도 모르게 죽여버린다. 한국에서 발 못 붙이게 하겠다’는 경고를 YG에 불려가서 받았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2019년 한서희와 A씨의 전화 녹취록도 공개된 가운데 녹취록에서 A씨는 한서희에게 한 매체와 인터뷰를 하라고 설득했다. 그는 “당시 한서희가 ‘양현석이 5억원을 줬으면 입을 다물었지’, ‘양현석을 망하게 할 것이다. 얄밉다’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양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진술된 내용과 한서희가 2019년 9월 경찰 조사 당시 진술한 내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이 한서희를 만난 것은 맞지만, 거짓 진술을 하라고 협박하거나 강요하지 않았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장이 양 전 대표에게 변호인 의견과 같은지 묻자 양 전 대표는 “그렇다”고 짧게 답했다. 변호인을 통해 무죄를 주장해온 양 전 대표가 이날 첫 공판에서도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양 전 대표가 이 사건으로 법정에 출석하기는 이날이 처음이다. 양 전 대표는 한서희가 마약 혐의로 체포돼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비아이의 마약 구매 의혹을 경찰에 진술하자, 한서희를 회유·협박해 비아이 수사를 막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서희는 마약 혐의로 체포돼 경찰조사를 받던 중 비아이의 마약 구매 의혹을 경찰에 진술했다가 번복한 바 있다. 이후 한서희는 2019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2016년 비아이에 대한 경찰의 마약수사를 양 전 대표가 무마시키는 과정에서 비아이에게 마약을 공급한 자신을 협박했다고 공익신고한 바 있다.

해당 사건을 조사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비아이의 마약투약 혐의와 양현석의 마약수사 무마 혐의에 대해 각각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지검은 수원지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조사를 벌였고, 약 1년 만인 지난 5월 양현석을 재판에 넘겼다.

비아이는 한서희로부터 마약을 구매한 뒤 투약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한서희와 비아이는 양 전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이날 첫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한편 다음 재판 기일은 오는 12월6일 열릴 예정이다.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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