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다 보니 세계챔피언…'거미 소녀' 서채현이 뚜벅뚜벅 오르는 길[SS인터뷰]
    • 입력2021-10-20 06:00
    • 수정2021-10-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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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채현이 지난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리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출처 | IFSC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거미 소녀’ 서채현(18·노스페이스)은 세계 챔피언이 되고도 여전히 클라이밍을 즐기고 있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 그곳에서 즐긴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유망주를 넘어 한국 클라이밍 간판으로 우뚝 선 서채현은 이를 실현해내고 있다. 어머니 전소영(48) 씨는 “응원은 예전에도 지금도 ‘재밌게 하고 와’가 전부”라면서 “물론 채현이도 부담이야 있겠지만, 클라이밍을 재밌어하고 좋아하는데 잘하기까지 한다. 너무 감사한 일이고 다행”이라고 말한다. 서채현 역시 “클라이밍을 즐기면서 하는데 좋은 성적까지 거둬서 좋다”고 강조했다. 2003년생인 서채현이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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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채현(오른쪽)과 그의 어머니 전소영 씨가 서로를 바라보며 웃어 보이고 있다. 박준범기자

◇“재밌게 하고 와”…세계 챔피언 이끈 원동력 ‘즐겨라’

2020 도쿄올림픽은 서채현에게 아쉬움 가득한 무대였다.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콤바인 결선에서 8위를 차지했다. 결선에 진출한 8명 중 최하위. 예선을 2위로 통과했기에 서채현은 경기가 끝난 뒤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당연히 아쉬운 마음은 컸는데 그래도 재밌었던 거 같다”고 올림픽을 돌아봤다. 올림픽 후 달라진 점도 있다. 서채현 개인의 인지도는 물론 스포츠클라이밍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서채현은 “다른 암벽장에 훈련하러 가면 사인 요청도 있고, (제가) 올림픽에서 하는 걸 보고 시작했다는 분들이 있어 그때 좀 실감난다”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서채현은 장애물을 하나씩 헤쳐 나가는 클라이밍처럼, 아쉬움을 발판 삼아 한층 성장했다. 지난달 2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21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세계선수권 리드 여자 부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더욱이 8명의 결선 진출자 중 유일하게 모든 루트 완등에 성공, 그야말로 완벽했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건 김자인(33)에 이어 두 번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공식 채널을 통해 “서채현이 놀라운 등정 끝에 리드 종목의 새로운 세계 챔피언이 됐다”라며 극찬했다. 서채현은 “실감이 안 난다. 대회에서 모든 루트를 완등하는 건 항상 갖고 있던 꿈이었다. (난이도가) 쉬워 보이지는 않아서 할 줄 몰랐는데 해냈다. 그래서 더 만족스럽다”고 기뻐했다. 이어 “올 시즌은 100점에 만점에 90점을 주고 싶다. 세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다는 건 열심히 했다는 것 아니겠나”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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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채현(가운데)이 지난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리드 부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 IFSC

◇“별명 ‘거미 소녀’ 좋아요”…서채현은 천재 아닌 ‘노력파’

서채현의 아버지 서종국 씨와 어머니 전소영 씨는 모두 클라이머다. DNA를 무시할 수는 없다. 7살 때부터 클라이밍을 시작한 서채현을 일각에서는 ‘암벽 천재’라 부른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생각이 다르다. 서채현은 “천재 느낌은 아니”라고 밝히면서 “발기술은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하는 걸 보고 배운 게 있다. 초등학생 때는 대회에서 꼴찌도 했다. 유망주 소리를 처음부터 들었던 게 아니다. 어느 정도는 노력파인 거 같다”고 비결이 노력에 있음을 말했다.

희소식도 있다. 서채현의 약점으로 꼽히던 스피드 종목이 제외된다. 복합 종목은 볼더링과 리드만으로 메달을 결정한다. 때문에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그리고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서채현은 “스피드 훈련하면서 많이 힘들었고 스트레스도 받았다. 그래서 올림픽 끝나면 스피드는 ‘다시 안 하겠다’는 생각했다”고 웃은 뒤 “스피드가 빠져서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는데, 스피드가 제외되면 유리해지는 선수들이 또 굉장히 많다. 그렇게 쉽다고 볼 수만은 없다. 볼더링과 리드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별명 ‘거미소녀’는 거미처럼 잘 올라간다는 뜻이라 좋은 것 같다”고 웃은 서채현은 “일단 국가대표 선발전에 합격하면, 볼더링 월드컵을 나가 결승 진출하는 게 일단 목표”라면서 “크게는 리드 시즌에 대회를 모두 1등 해 챔피언이 돼보고 싶다. 또 파리올림픽에서의 메달과 월드컵 최다 우승 기록 깨보는 것도 선수로서의 꿈”이라고 눈을 반짝였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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