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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양현종이 14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휴스턴과 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텍사스 | USA투데이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여기까지로 보인다. 많은 것을 포기하고 태평양을 건넜지만 어느덧 시즌도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일찌감치 소속팀은 미래에 초점을 맞췄다. 양현종(33)이 텍사스로부터 방출대기 통보를 받았다.

텍사스 구단은 16일(한국시간) 양현종을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했다고 발표했다. 양현종이 나간 자리에는 부상에서 회복한 외야수 윌리 칼훈이 들어간다. 양현종은 마이너리그 트리플A 라운드록에서 뛰거나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이적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시즌 종료까지 20일도 남지 않았다. 양현종의 빅리그 도전도 이대로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원없이 도전한 2021년이 됐다. 지난 겨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고 미국행을 추진한 양현종은 오프시즌 막바지 새 유니폼을 입었다. 메이저리그(ML) 40인 로스터 한 자리가 보장된 대형계약은 아니었으나 더이상 기회가 올 수 없다는 것을 고려해 마이너리그 계약도 받아들였다. 전소속팀 KIA를 비롯해 자신을 향해 두둑하게 돈다발을 준비한 구단들을 뒤로하고 스플릿 계약서에 사인했다. 빅리그에서 한 시즌을 모두 보내야 130만 달러를 받는 계약인데 한국에 잔류했다면 연봉 규모는 이보다 높았다.

그래도 주저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빅리그 등판 기회가 가장 많을 것으로 계산해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고 당시 선택은 적중했다. 개막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빅리그 마운드를 밟았고 5월부터는 네 차례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첫 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미네소타전에서 3.1이닝 1실점, 두 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뉴욕 양키스전에서 5.1이닝 2실점으로 선방했지만 다음 선발 등판인 LA 에인절스전에서 3.1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이후 시애틀을 상대로 3이닝만 던졌고 로테이션에서 제외됐다.

마이너리그도 경험했다. 6월말부터 두 달 넘게 텍사스 산하 트리플A 라운드록 소속으로 공을 던졌다. 20대 초반 선수들과 팀을 이루며 KBO리그에서는 할 수 없는 이색경험도 했다. 트리플A에서 10경기 45이닝 평균자책점 5.60에 그쳐 콜업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였지만 그래도 빅리그로 돌아왔다. 지난 14일 휴스턴과 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1이닝을 소화한 게 빅리그 마지막 경기가 될 획률이 높다. 양현종의 빅리그 평균자책점은 마이너리그와 같은 5.60이다.

전성기가 지난 시점에서 최고무대에 섰고 한계점도 노출했다. 양현종 또한 이를 모르지 않았다. 그래서 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미국행을 다짐했다. 시즌 중 국내 복귀 루머도 있었으나 흔들리지 않았다. 한 번이라도 더 빅리그 마운드에 서는 것만 집중했다. 그야말로 원없이 도전했다. 그래서 후회는 없을 것이다.

전소속팀 KIA는 꾸준히 양현종을 응시했다. 양현종의 도전을 응원하면서 도전을 마치면 양현종과 재회하기를 바라고 있다. 다가오는 겨울 양현종은 FA 신분으로 KIA와 협상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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