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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진이 챔피언 벨트를 차고 기뻐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 원주 = 이주상기자] ROAD FC 케이지에 반란이 일어았다. 4일 강원도 원주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로드몰 ROAD FC 059’가 열렸다.

메인이벤트를 장식한 박해진(28,킹덤MMA)과 김수철(29,원주로드짐)의 페더급 챔피언 결정전은 한편의 반전드라마였다. 이번 대결의 초점은 전 밴텀급 챔피언 김수철에게 맞춰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경량급 슈퍼스타의 복귀전이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김수철의 ROAD FC 사상 최초 두 체급 석권이라는 타이틀이 미디어의 머리기사를 장식할 정도였다.

하지만 박해진의 반격은 놀라웠다. 박해진은 객관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시종 김수철과의 정면 대결을 피하지 않았다.. 되레 정타를 성공시키며 김수철을 당황시켰다.

결정적인 반전은 종반에 일어났다. 김수철이 가드를 내리자 박해진은 전광석화같은 펀치를 김수철의 얼굴에 작렬시켰고 김수철은 그대로 케이지에 주저앉았다.

박해진의 본령은 그래플링. 주짓수 블랙벨트답게 김수철을 옥죄었다. 김수철은 케이지 벽을 이용해 빠져나왔지만 박해진의 팔뚝은 아나콘다처럼 숨 막혔다. 결국 김수철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1라운드 4분 50초 만에 탭을 두드리며 항복을 선언했다.

박해진은 본인도 놀란 엄청난 승리에 연신 눈물을 흘리며 감격했다. 김수철은 예상외의 패배에 고개를 떨궜지만 후배의 선전에 기특한 듯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박해진의 등을 두드리며 승리를 축하해줬다.

박해진은 주짓수 명문인 킹덤MMA 소속이다. 우리나라 주짓수 국가대표 상비군으로도 활약했고, 주짓수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종합격투기 선수로 활동하는 것도 자신이 승리함으로써 주짓수의 실전성과 강함을 증명하고 싶다고 한다.

종합격투기 프로 선수로는 2015년에 데뷔해 7연승을 달리다 2019년 페더급 타이틀전에서 패했다. 당시 챔피언이었던 이정영의 1차 방어전 상대로 나서 10초 만에 쓰러졌다. 로드FC 역대 최단 시간 타이틀전 패배로, 당시 대구에서 열려 가족을 포함해 지인, 친구들 모두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봤다고 한다.

스승인 서보국 관장에 따르면 충격으로 한동안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다 지난 7월로드몰 ROAD FC 058 대회에서 재기했다. 약 2년 만에 하는 경기임에도, 킥복싱 세계챔피언 출신의 오두석은 59초 만에 니바로 제압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두 번째 페더급타이틀 도전인 만큼 각오가 남다르며, 본인의 챔피언 등극보다는 서보국 관장에게 챔피언 벨트를 안겨주고, 주짓수의 강함을 증명하는 것에 이번 경기의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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