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잘싸웠다 여자농구
도쿄 올림픽 여자 농구 대표팀 전주원(가운데) 감독이 지난 1일 사이타마 아레나에서 열린 세르비아 전에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이타마|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최민우 기자] 결국 어떤 나라도 미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남자부와 여자부 모두 미국 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했다. 반면 여자 대표팀만 대회에 나선 대한민국은 3패로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밝은 미래를 그리며, 올림픽을 마쳤다.

Tokyo Olympics Basketball
도쿄 올림픽 미국 농구 국가대표 케빈 듀란트가 지난 7일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프랑스와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이타마 | 연합뉴스

미국 농구가 세계 최강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앞선 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남자 대표팀은 역대 20차례 올림픽에 나서 16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NBA 선수들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때부터 성조기를 달고 올림픽에 나섰다. 마이클 조던, 래리 버드, 매직 존슨, 찰스 바클리, 존 스탁턴, 패트릭 유잉 등 당대 최고 스타들이 참여해 드림팀을 구성했다. 결과는 당연 우승이었다.

이후 동메달을 땄던 2004 아테네 올림픽을 제외하고 모두 금메달을 쓸어 담으며,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했다. 도쿄 올림픽에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대거 불참했고 예선 첫 경기 프랑스에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결승에서 설욕에 성공하며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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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자농구 대표팀 선수단이 8일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이타마 | AFP연합뉴스

여자 농구 역시 미국을 당해낼 자가 없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도 개최국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때부터 2020 도쿄 올림픽까지 7연패에 성공했다. 남자부는 유럽 팀들이 미국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하지만, 여자부는 전혀 다르다. 미국을 넘지 못하며 번번이 우승을 지켜봐야했다. 일본도 이번 대회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장신선수들이 즐비한 유럽 팀들 차례로 격파했다. 그러나 미국과 결승전에서는 일찌감치 승부를 내줬다.

[올림픽] 자유투 얻어내는 박지현
도쿄 올림픽 여자 농구 대표팀 박지현(가운데)이 지난 1일 사이타마 아레나에서 열린 세르비아 전에서 자유투를 얻어낸 뒤 김단비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이타마|연합뉴스

한편 대한민국 여자 농구 대표팀은 3연패로 도쿄 대회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분명 희망이 보였다. 처음으로 올림픽에 나선 젊은 선수들이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특히 박지수와 박지현은 국제 대회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박지수는 WKBL 최초로 7관왕(MVP, 베스트5, 득점상, 2점 야투상, 리바운드상, 블록상, 윤덕주상)을 차지한 최고 스타다.

국내 무대가 좁은 박지수는 비시즌을 활용해 미국 진출을 시도하는 등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그리고 올림픽에서도 골밑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역시 박지수’라는 찬사를 끌어냈다. 박지현은 국제농구연맹이 선정한 유망주 톱10에 이름을 올렸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주목을 받았다.

이외에도 윤예빈, 진안 등 20대 선수들이 큰무대 경험을 쌓으며, 한층 더 성장했다는 평가다. 이들은 내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계속해서 국제 대회를 경험한다면, 한국 여자 농구는 3년 뒤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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