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허광희 세계 1위 격파 포효
허광희가 28일 밤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남자단식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세계 1위인 일본의 모모타 켄토를 52분 만에 2-0으로 누른 뒤 포효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모모타 켄토
경기에 진 모모타 켄토가 코트에서 일어설 줄 모르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스포츠서울|김경무전문기자]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았다. 세계랭킹이 38위인 데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2020 도쿄올림픽에서 대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남자단식의 허광희(26·삼성생명)다.

허광희는 28일 밤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배드민턴 남자단식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금메달 후보인 세계 1위 일본의 모모타 켄토(27)를 52분 만에 2-0(21-15, 21-19)으로 누르고 8강에 직행했다. 모모타가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8강에 직행할 수 있는 1번 시드를 받아 놓은 덕분이었다. 일본이 자랑하는 셔틀콕 스타인 모모타는 개회식에서 올림픽기를 들고 입장한 선수이다. 그렇기에 그의 조별리그 탈락이 일본 열도에 준 충격은 컸다.

허광희
허광희의 리시브.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허광희는 이날 1세트 중반까지 뒤졌으나 15-21로 역전에 성공한 뒤, 2세트에서는 19-19로 팽팽히 맞서다가 상대 헤어핀 때 빠른 네트플레이로 한점을 달아난 뒤 상대 헤어핀이 네트에 걸리면서 21-19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허광희는 올림픽 데뷔 경기인 지난 26일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세계 88위 티머시 람(미국)을 2-0(21-10, 21-15)으로 꺾고 산뜻하게 출발했으며 세계 최강까지 무너뜨리며 조 1위를 차지했다.

경기 뒤 허광희는 “누가 봐도 제가 이긴다는 생각은 많이 안 하시잖아요”라면서 “너무 좋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그는 “모모타 선수는 많이 좌절한 것 같더라. 본인도 생각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광희와 모모타 겐토
허광희(위)와 모모타 켄토의 랠리. 도쿄|신화 연합뉴스

허광희는 “모모타는 세계랭킹 1위이고 저는 랭킹이 훨씬 낮다. 도전한다는 입장으로 한 세트는 따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잘 적용이 됐다”고 승인을 설명했다. 그는 “누가 봐도 모모타가 이길 경기였다. 저는 도전자 입장에서 뛰었다. 그 선수와 비교해 저는 잃을 게 없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달려들었는데 잘됐다”며 좋아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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