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항의하는 김연경
김연경(10)이 27일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예선전 한국-케냐 경기에서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도쿄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석연찮은 판정도 김연경, 김희진을 막지 못했다.

여자배구대표팀은 27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케냐를 세트 스코어 3-0(25-14 25-22 26-24)으로 잡고 대회 첫 승을 기록했다. 첫 경기에서 브라질에 완패했던 한국은 1승1패로 조 4위에 자리했다. 1승 제물이었던 케냐를 상대로 승점 3을 획득하며 8강 토너먼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한국은 1~2세트를 무난하게 잡았다. 1세트 초반 흔들리기는 했지만 금방 페이스를 회복하며 차이를 벌렸다. 2세트도 여유롭게 앞서 나갔고, 후반 추격을 허용하긴 했지만 큰 위기 없이 세트스코어 2-0을 만들었다.

문제는 3세트였다. 3세트에도 한국은 주도권을 잡고 중반까지 무난하게 리드했다. 그런데 15-12 중요한 시점에 일본 주심의 석연찮은 판정이 나왔다. 케냐 키프로노의 공격을 염혜선이 받아냈고, 공은 그대로 상대 코트로 넘어갔다. 키프로노는 이 공을 그대로 받아 재차 공격을 시도했다. 앞에서 김연경이 팔을 들어 방해했고, 공은 그대로 케냐 코트로 떨어졌다. 당연히 한국 선수들은 득점이라 여기도 세리머니를 했다. 반대로 케냐 선수들은 실점에 아쉬워 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심판 판정이 납득하기 어려웠다. 일본 국적의 스미에 묘이 주심은 케냐의 득점을 인정했다. 김연경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심판에게 항의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도 심기가 불편한 표정을 지었고,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느린 그림을 보면 공은 김연경의 손, 팔 어느 부위에도 맞지 않았다. 육안으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는데 주심은 원심을 유지했다. 아무리 항의해도 자신의 판정이 맞다며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이 실점으로 인해 한국은 15-13 2점 차로 쫓기는 입장이 됐다. 16-12 4점 차로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상황이 오히려 역전된 것이다. 선수들이 판정에 요동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반대로 케냐 선수들은 공짜로 얻은 득점을 통해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오심에 가까운 판정이 나오기는 했지만 한국 선수들은 집중력을 유지했다. 21-22 역전까지 허용했지만 막판 뒷심을 발휘해 23-22로 다시 앞서나갔고, 듀스 접전 끝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연경의 블로킹과 득점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김연경은 16득점을 책임지며 제 몫을 했고 브라질전에서 침묵했던 김희진이 20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점수를 올렸다. 쌍포의 활약을 통해 한국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자칫 심판 판정으로 인해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갈 뻔한 변수를 잘 통제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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