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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선우기자] 배우 엄지원에게 ‘연기’란 힘들지만 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최근 골프의 매력에 빠졌다는 엄지원은 “골프를 하고 난 뒤, 연기와 골프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몸을 쓸 줄 알아야 하고 미세하게 틀리면 안되는 점이 연기와 골프가 정말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골프도 굉장히 어렵고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런데 계속 할 수밖에 없다. 힘들지만 재밌다. 연기와 꼭 닮아있다”고 말했다.

어느덧 데뷔 20년차 배우에 접어든 엄지원이지만 여전히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28일 개봉한 영화 ‘방법: 재차의(김용완 감독)’로 ‘K-요괴물’ 도전을 마쳤다. 드라마의 확장판인 영화 ‘방법: 재차의’에서는 살아있는 시체들로 좀비 이상의 효과를 냈다. 더욱 영리하고 빠른 재차의들과의 고군분투를 담아냈다. 엄지원은 “장르물이라 좋아하는거 같다. 그 전에 ‘워킹데드’도 재밌게 봤다. 좀비물을 좋아한다기보단 새로운 이야기, 재밌는 거에 대한 끌림이 있다. 재밌으면 엉뚱하더라도 해보고 싶은거 같다”며 “‘방법’ 시리즈는 내게 새로웠다. 우리 작품 뿐 아니라 많은 좀비물들이 사랑 받아 왔다. 한국 좀비들은 한국적인 정서를 가진 측은함과 정이 있다. 사연도 있다. 우리나라가 시티 문화가 발달된 곳이라서 한국이라는 큰 도시와 좀비가 잘 어우러져서 한국만의 좀비의 특성을 외국분들도 좋아하시고 매력있게 보시는 게 아닐까 싶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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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 재차의’는 기존의 형식을 깬 영화라는 점에서 새롭다. 엄지원은 “언론 시사회를 하기 전에 너무 걱정이 돼 기술 시사를 갔다. 완성된 영화를 보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마음 속으로 든 생각이 ‘해냈다’였다. 안도감이 들더라. 내가 연기적으로 해냈다는 게 아니라 이 팀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냈다는 느낌이었다”라며 “영화가 한국적인 요괴를 그려냈는데 이야기를 상상하고 실현하는 제작진들이 가장 많이 고생하셨다”고 공을 돌렸다.

tvN 드라마 ‘방법’에 이어 이번에도 김용완 감독과 연상호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어 엄지원은 “연상호 감독님(작가님)의 글이 정말 재밌다. 읽을 때 빨려 들어갈 정도로 심플하고 경쾌하게 쓰셔서 막 읽힌다. 드라마 ‘방법’도 그렇고, 영화 ‘방법: 재차의’는 읽으면서 ‘이걸 어떻게 찍으려고 쓰셨지 어떡하나’ 싶었다. 재차의 군단은 좀비와 어떻게 달라야 하지 걱정도 됐다. 영상으로 보니까 멋있으면서도 위협적인 느낌이 있더라. 재차의 군단이 너무 멋있어서 좋았다”며 “재차의 배우분들이 정말 고생 많이 하셨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재차의가 이 영화의 핵심이라 생각한다. 내가 연기한 진희는 사건을 따라가는 가이드 같은 인물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드라마에서 영화로 확장된 세계관, 여기에 영화 말미 쿠키영상을 보면 자연스레 다음 시리즈를 기다리게 된다. 엄지원은 “원래 후속작은 2~3년 텀은 있는데 우린 바로 나오게 됐다. 스피드를 붙여서 하게 된 게 감사하고, 아마 다음 시즌도 기획하고 계신 거 같아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그가 꼽은 명장면도 2개의 쿠키영상 중 첫 번째 쿠키영상이다. 엄지원은 “개인적으로는 (정)지소랑 내가 오윤아 배우와 주차장에서 만나는 신을 좋아한다. 원래 대본에는 없다가 추가로 만들게 된 신이다. 그 신이 이상한 카타르시스와 통쾌한 느낌이 있다. 방법을 할 수 있는 소녀와 임진희가 우리만의 방법으로 통쾌함을 주는 것 같아서 그 신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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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엄지원은 영화 ‘미씽’, tvN ‘산후조리원’ 등 유독 여배우들과 시너지가 빛나는 작품을 많이 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걸까. 이에 대해 엄지원은 “나 또한 한 명의 여성으로서 기꺼이 좋은 이야기와 작품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감사한 마음으로 하려고 한다”며 “물론 다음에는 남자 배우들과도 꼭 작업을 해보고 싶다. 왜 내게 그런 작품은 안주시는지 모르겠다(웃음). 작품을 선택할 땐 일년이란 시간동안 내가 쏟아부어야 하는 자식과 같은 이야기라 생각해서 마음이 가는 작품에 참여하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엄지원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여름 극장가 대전에 주역으로 나선 소감도 밝혔다. 그는 “열심히 하다 보니까 이 시즌에 영화를 개봉하게 됐다. 더욱 의미가 남다르고 쟁쟁한 작품들과 함께 개봉하기 때문에 우리 영화도 제발 잘됐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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