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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 아르헨티나 펜싱 여자 국가대표 마리아 벨렌 페레스 마우리세에게 청혼하는 루카스 사우세도 코치. 출처 | TyC스포츠 영상

[스포츠서울 | 이용수기자] 2020 도쿄올림픽은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사랑의 꽃이 피어나는 핑크빛 공간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 펜싱 여자국가대표 마리아 밸렌 페레스 마우리세(36)는 지난 26일 일본 치바의 마쿠하리 마세 홀에서 열린 대회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32강전에서 헝가리 안나 마튼에게 패했다. 그는 경기 후 자국 매체 TyC스포츠와 가진 인터뷰 중 생각지도 못했던 이벤트를 받았다. 마우리세의 코치이자 17년간 사귄 남자친구 루카스 사우세도 코치가 인터뷰 중인 마리우세 옆에서 ‘나랑 결혼할래?’라고 적힌 종이를 펼쳐 든 것.

JAPAN TOKYO 2020 OLYMPIC GAMES
아르헨티나 펜싱 여자 국가대표 마리아 밸렌 페레즈 마우리세가 26일 일본 치바의 마쿠하리 마세 홀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32강전에서 헝가리 안나 마튼에게 공격당하고 있다. 치바 | EPA연합뉴스

현장에서 사우세도 코치의 모습을 확인한 기자가 먼저 웃음을 터뜨리며 마우리세에게 뒤돌아보라고 했고, 이를 본 마우리세는 기쁨의 소리를 질렀다. 사우세도는 이어 무릎을 꿇었고, 마우리세는 고개를 끄덕이며 남자친구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마우리세는 인터뷰에서 “(청혼 문구를 본 순간) 모든 걸 잊었다”라며 “우리는 서로 많이 사랑하고 있고 남은 생을 함께 보내고 싶다.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가 바비큐 파티로 기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17년간 사랑을 키웠다. 사우세도 코치는 앞서 지난 2010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한 차례 청혼한 적 있다. 당시 마우리세는 “지금은 너무 어리다”며 거절했다. 그러나 11년 만에 재차 청한 사우세도 코치의 마음은 마우리세를 감동시켰다.

사우세도 코치의 청혼은 경기 후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이라는 후문이다. 그는 마리우세의 경기 뒤 자원봉사자에게 종이와 펜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 때문에 그는 올림픽 배지와 맞바꾼 끝에 종이 한 장을 얻어 급히 청혼 메시지를 적을 수 있었다. 패배의 아픔에 젖어 있을 여자친구의 마음을 녹인 사우세도는 “경기에서 이겼더라면 다음 기회를 기다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회를 마친 두 사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 제한 탓에 숙소인 올림픽 빌리지를 떠나 바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들은 예정된 격리 일정을 거쳐 뒤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가 허니문을 즐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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