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철
김수철이 2019년 ROAD FC 057에서 번외경기로 열린 그래플링 스페셜 매치에 출전해 일본의 시미즈 슌이치와 대결을 벌이고 있다. 김수철은 압도적인 실력으로 시미즈를 물리쳤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아시아 경량급의 최강자 김수철(29)이 돌아온다. 김수철은 오는 9월 4일 강원도 원주에서 열리는 ROAD FC 059에 출전한다. 지난 2018년 은퇴를 선언한 지 햇수로 4년 만의 복귀전이다. 김수철은 ROAD FC와 원챔피언십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단체에서 챔피언에 오르며 최강으로 군림했었다. 하지만 25살의 젊은 나이에 은퇴를 선언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격투기 선수로는 한창나이였지만 당시 “아시아에서 김수철과 상대할 선수가 없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편으로는 그의 은퇴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분위기였다.

이후 지도자로 변신해 ‘소방관 파이터’ 신동국 등 숱한 제자들을 배출했다. 하지만 팬과 대회사의 끈질긴 요구에 복귀를 결정했다. ROAD FC 059에서 그와 견줄만한 상대를 찾기가 어려워 아직 파이터를 확정 짓지 못했을 정도로 그의 중량감은 압도적이다. 이번 대회는 ROAD FC의 본향이자 그의 고향인 원주에서 치러져 더욱 의미가 깊다. 김수철은 “대회사에 감사하다. 상대가 확정은 안 됐지만, 메인이벤트로 잡아준다고 들었다. 그런 점도 나로서는 굉장히 천운과 같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은퇴를 하고 4년 동안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인데, 이렇게까지 기회를 주니까 몸 둘 바를 모르겠다”라며 겸손해했다. 최고를 향해 한길만 걸어온 김수철.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어떻게 지냈나.

원주 로드짐에서 감독을 하고 있다. 선수부를 운영하고 있어서 선수들이랑 스파링하고 운동하는 것이 일과다. 개인적으로 그라운드가 부족한 거 같아서 다른 지역에 가서 많이 배우고, 실력을 다지고 있다. 10월 10일에 결혼하게 돼 결혼 준비도 열심히 하고 있다. (웃음)

- 복귀하게 된 계기는.

지금까지 운동한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ROAD FC 넘버링 대회를 볼 때마다 근육이 움찔거렸다. 또한, 돈을 벌어야 해서 복귀를 결정했다. 결혼을 하게 되니까 현실적인 면을 많이 생각하게 됐다. (웃음)

- 고향인 원주에서 복귀전을 하게 됐다.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평소보다 확실히 다르다. 원주에서 태어났고 원주에서 30년 동안 생활했기 때문에 각오가 남다르다.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원주는 내 모든 것이 있는 도시다. 패배는 있을 수 없다.

- 현 챔피언 김민우와의 리매치는 가능한지 궁금하다.

김민우에게 오퍼가 갔는데, 여러 이유로 수락을 안 한 거로 알고 있다. 김민우의 선택이니까 존중한다. 예단할 수는 없지만, 다시 싸우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유감이고, 아쉽다.

- 원주 로드짐 수장으로서 원주 팬들의 사랑이 크다. 원주 대회에 책임감이 클 텐데.

이번 9월 원주 대회에는 원주 로드짐 선수들이 많이 뛰기 때문에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선수들이 엄청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열심히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

- ROAD FC 정문홍 회장의 수제자다. 각별한 사이인데.

평소에는 관장님이라고 부른다. 학창 시절에 만나서 지금까지 격투기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해서도 가르침을 많이 받은 ‘제2의 아버지’다. 이번에 결혼을 하게 되면서 와이프가 관장님께 주례를 부탁했다. 결혼할 때 관장님께서 주례해주는 것은 정말 특별하고 감사한 일이다.

- 전 챔피언으로서 일반 선수와 목표가 다를 것 같다.

단기적인 계획은 복귀하고, 결혼식을 잘 마치는 것이다. 복귀하는 시합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그 이후의 행보를 결정하는 관건이 될 것 같다. 팬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 이번 복귀전을 위해 어떤 훈련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복귀전 상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럴 때는 전략보다는 기술과 체력 훈련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 스파링도 많이 할 계획이다. 스파링 30, 체력 훈련 40, 기술 30의 비율로 하고 있다.

김수철
김수철이 2019년 ROAD FC 057에서 번외경기로 열린 그래플링 스페셜 매치에 출전해 일본의 시미즈 슌이치와 대결을 벌였다. 김수철은 압도적인 실력으로 시미즈를 물리쳤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4년 만의 복귀전에서 가장 염려하고 있는 것은.

오랜 공백으로 인해 무대가 익숙하지 않은 것이 걱정이긴 하다. 현실 감각이라고 하지 않나. 무대에 섰는데,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으면 힘든 경기가 되는데, 그게 분수령이 될 것 같다.

- 격투기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강해지고 싶은 생각에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정문홍 관장님을 만나서 세상에 강자들이 많고,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 꾸준히 운동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때도 운동은 쉬지 않고 했다.

- 최근에 주짓수 블랙벨트를 획득한 걸로 알고 있다. 주짓수가 격투기에서 가지는 비중은?

주짓수에도 테이크다운이 있는 등, 내 격투기 인생에서 절반 정도 되지 않을까 한다. 승리 중 서브미션으로 끝낸 경기가 30% 정도가 될 거다. 내가 엄청나게 잘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나에게는 주짓수 기술이 시합 때 타격 하다가 주짓수하고, 주짓수 하다가 타격하고 레슬링 하는 등, 이런 걸 조화롭게 만들어주는 한 축이다. 그렇게 해서 파이터 생활이 많이 달라졌다.

- 복귀를 기다린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운동하고 있었던 것뿐 인데, 주변 선수들이 여전하다고 해서 기대치가 많이 높아진 것 같다. 신인이라고 생각해달라. 도전자의 마음으로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화끈한 경기를 하도록 하겠다.

- 아내가 될 분에게 한마디 하면.

결혼 준비를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 내가 이런 거 잘하지 못하는 거 알고 있으면서 같이 살기 위해 노력해줘서 고맙다. 정말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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