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나달
‘흙신’ 라파엘 나달이 11일 밤(현지시간) 2021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4강전에서 노박 조코비치한테 1-3으로 역전패를 당한 뒤 어두운 표정으로 코트를 떠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김경무전문기자] “나는 최선을 다하지만, 오늘의 나의 날이 아니었다. 의심할 바 없이 조코비치는 승리할 만했다.”

세계랭킹 3위인 ‘클레이의 제왕’ 라파엘 나달(35·스페인). 그가 11일 밤(현지시간) 자정 전까지 열린 2021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4강전에서 1위 노박 조코비치(34·세르비아)에게 1-3(6-3, 3-6, 6-7<4-7>, 2-6)으로 역전패를 당한 뒤 이렇게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나달은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늦은 야간경기로 인한 여러 조건들이 자신한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점도 들고나와 묘한 여운을 남겼다. 그는 “저녁의 약간 서늘한 조건들이 조코비치가 경기를 지배하도록 하는데 일부분 작용했다”며 “코트 상태가 약간 더 느리지 않았나? 우리는 (과거) 매우 따뜻하고, 높은 바운드 조건에서 플레이를 해왔는데, 야간에는 조건들이 약간 다른 방향으로 작용한다. 공의 바운드가 약간 약해지고 톱스핀도 잘 작용하지 않는다. 그것은 조코비치에 더 유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달의 기자회견
나달이 경기 뒤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리/EPA 연합뉴스

나달은 이어 3세트 게임 스코어 6-5로 앞선 상황에서 세트포인트 기회가 있었으나 6-6 타이브레이트를 허용한 뒤 잇단 실수로 결국 세트를 내준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그는 “그 순간 어떤 일도 일어나지만, 나는 더블폴트와 쉬운 발리 실수를 했다. 약간 피로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실수는 일어나기 마련이지만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나달은 그러나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게 테니스다. 더 나은 조건에 익숙한 선수가 우승할 자격이 있다”고 패배를 다시 인정했다. 28일 개막하는 윔블던을 앞두고 있는 나달은 “나는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휴식을 잘 취해야 한다. 그런 다음 나의 스케줄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나달 조코비치 악수
나달이 경기 뒤 조코비치와 악수를 하고 있다. 파리/ EPA 연합뉴스

나달은 이날 조코비치와 역대 58번째 대결에서 4시간11분 동안의 역대급 혈전을 벌였으며, 1세트를 잡고도 2, 3세트 들어 백핸드 쪽에 난조를 보이며 조코비치에 집중 공략을 당했고,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상대전적에서도 28승30패로 다소 열세를 기록했다. 나달은 이번까지 롤랑가로스에서 105승3패를 기록했는데, 2패는 조코비치에 당한 것이다. 앞서 지난 2015년 8강전에서 진 적이 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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