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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손흥민이 3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무려 605일 만이다. ‘캡틴’ 손흥민(29·토트넘 홋스퍼)이 홈 팬을 만난다.

손흥민은 지난 2019년10월10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스리랑카와의 월드컵 2차예선 H조 2차전 이후 한국에서 열린 A매치에 출전하지 않았다. 북한, 레바논전은 원정경기였고, 그해 11월 열린 브라질전은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렸다. 12월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챔피언십에도 나서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A매치가 모두 취소된 가운데 10월 A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의 맞대결이 열렸는데 유럽파인 손흥민은 차출 대상이 아니었다. 11월엔 멕시코, 카타르와의 A매치에 출전했지만 두 경기는 모두 오스트리아에서 열렸다. 올해 3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한일전을 앞두고는 부상을 당해 합류하지 못했다.

축구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투르크메니스탄과 2차예선 4차전을 치른다. 주장이자 팀의 에이스인 손흥민의 출전은 확정적이다. 손흥민이 국내에서 열리는 A매치에 출전하는 것은 스리랑카전 이후 무려 605일 만의 일이다. 손흥민을 비롯한 유럽파가 총출동하는 만큼 예매 열기도 뜨거웠다. 이미 경기를 이틀 앞둔 3일 4000장의 표가 모두 매진됐다.

3일 화상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오랜만의 국내 A매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국내에서 훈련하고 경기하는 것은 오랜만이다. 한국에서 언제 마지막으로 경기를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라면서 “잘 준비해서 축구팬 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드린다. 행복축구를 보여드리겠다.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면서 경기장에 와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잘해야 할 이유는 많다. 지난 3월 한일전 대패를 만회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손흥민은 “선수들도 실망했을 것이다. 다시 기억을 꺼내는 게 선수들에게는 고통이 될 수 있다. 솔직히 일본전에서 지고 싶은 선수는 없다. 선수들은 그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라며 동료들을 보호하면서도 “많이 안타까웠고 화도 났다. 저도 부상을 안고 있었지만 무리를 해서 가려고 했다. 실망하신 만큼 이번 세 경기를 통해 그 마음을 돌려놓겠다”라며 이번 3연전을 통해 분위기를 확실하게 바꾸겠다고 했다.

그렇다고 방심하지도 않는다. 손흥민은 “축구에서 약한 팀은 없다. 승리가 보장되는 경기는 단 하나도 없다. 어떤 경기든 최선을 다해 이기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라며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세 팀을 상대로도 전력투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된 A매치가 모두 열렸다면 손흥민의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 가입 시기는 당겨졌을 것이다. 손흥민은 현재 A매치 89경기에 나섰다.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90번째 경기에 나설 전망이다. 손흥민은 “뛰는 기회가 주어진 것만으로 영광스러운 일이다. 1년이면 10경기 정도를 치를 텐데 아쉬움이 있다. 도둑 맞은 느낌이다. 그래도 상황이 이러니 어쩔 수 없다. 축구보다 건강이 중요하다”라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올림픽 출전에 대한 생각도 솔직하게 드러냈다. 손흥민은 와일드카드(24세 초과 선수) 후보로 꼽히는데 정작 본인은 “제가 이야기해야 할 부분인지 모르겠다. (김학범) 감독님께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다.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제가 정말 도움이 된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다”라며 김 감독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손흥민은 현재 개인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다. 토트넘의 지난 시즌 부진으로 인해 주요 선수의 이탈이 예상된다. 특히 손흥민과 공격을 책임지는 해리 케인의 이적설이 불거지고 있다. 유럽에서도 톱클래스 공격수로 성장한 손흥민의 이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손흥민은 “케인은 아직 이적하지 않았다. 우리도 아직 정해진 게 없다. 거취를 걱정하기보다는 소속팀 토트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 물 흐르듯 지금은 대표팀에 집중하고 싶다. 케인도 지금은 유로 대회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라며 지금은 거취가 아니라 A매치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며 선을 그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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