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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스포츠서울 문상열전문기자] 감독의 투수 교체는 늘 어려운 결정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투수 교체 타이밍 때 바꾸지 않을 경우 감독의 책임이다. 교체 후 실점을 했을 때 책임은 불펜투수에게 있다고 판단한다. 불펜투수의 역할 자체가 위기에 등판하기 때문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선발 김광현은 25일(한국 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6이닝을 채우려는 욕망이 강했다. 세인트루이스 전담방송 돈 맥크래플린 캐스터도 6회 야스마니 그란달을 루킹 스트라이크 아웃으로 처리하자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KK가 오늘 6이닝을 채우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멘트를 했다. 김광현은 올해 선발 6이닝을 한 번도 던지지 못했다.
마이크 실트 감독은 2사 1루서 앤드류 본과 상대하기 전에 마운드를 올라왔다. 본은 2회 2루타를 쳤다. 감독의 마운드 방문은 교체를 의미하는 게 상식이었다. 그러나 실트 감독은 교체하지 않고 밀어 붙였다. 실트 감독은 2회 2루타를 친 본과 상대할 때 힘이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고 볼카운트 0-2라고 생각하고 던지라고 했다. 그동안의 실트 감독의 행동으로서는 다소 의외였다. 이 때까지 김광현의 투구는 96개였다. 이 투구수만으로도 시즌 최다였다.
김광현은 볼카운트 2-0에서 78마일(125.5km)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본은 이를 놓치지 않고 휘둘렀다. 딱 소리와 함께 김광현은 주저 앉았다. 홈런임을 직감했다. 화이트삭스의 홈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 좌측 펜스를 넘기는 역전 투런 홈런. 다음 타자 레이오리 가르시아마저 볼넷을 내주고 교체됐다. 김광현을 구원 등판한 대니엘 폰스 데 리온이 몸에 맞는 볼 이후 팀 앤더슨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허용해 실점은 3으로 늘었다. 5.2이닝 5안타 1홈런 3볼넷 5삼진 3실점으로 2경기 연속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1승2패 평균자책점 3.05.
뉴욕 양키스 원정에서 싹쓸이를 당한 화이트삭스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인터리그 첫 판을 5-1로 이기며 3연패에서 벗어났다. 특히 이날 경기는 토니 라루사 감독이 2011년 세인트루이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뒤 현역 은퇴를 선언하고 올해 복귀해 10년 만에 친정 팀과 격돌로 언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았다. 김광현과 맞붙은 선발 랜스 린은 7이닝 3안타 3볼넷 4삼진 1실점으로 시즌 5승1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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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은 화이트삭스를 맞아 느린 커브를 자주 구사했다. 짐 에드먼즈 해설자도 “오늘은 커브가 매우 효과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진 5개 가운데 슬라이더 3 패스트볼 1, 체인지업 1개였다. 투구수는 104개였고 스트라이크는 65개로 62.5%의 비율을 보였다. 높은 편은 아니다. 지난 샌디에이고전 3.1이닝 피칭보다 훨씬 안정되고 효과적인 피칭을 했지만 1개의 홈런으로 시즌 첫 6이닝 투구가 무산되면서 패전의 멍에까지 썼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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