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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 트로트 가수 박군의 힘겨웠던 사연에 ‘미운 우리 새끼’ 스튜디오가 눈물 바다가 됐다.

16일 방송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박군이 돌아가신 어머니와 자신을 키워준 동네 이모 사장님들을 만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방송에서 박군은 이상민과 함께 경북 경주에 있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산소를 찾아갔다. 박군의 어머니는 박군이 중학교 2학년 때 요도암 말기 판정을 받아 박군이 하사로 군 생활을 하던 2007년 세상을 떠났다. 박군은 하나 뿐인 가족인 어머니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15세 때부터 학교생활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그는 “힘들 땐 혼자 와서 실컷 울다 가면 속이 시원하다”며 어머니의 묘비 앞에 꽃을 꽂고 “어머니 세수하자”면서 묘비를 닦았다. “어머니가 고생을 많이 했다”며 어머니에게 절하고 묵념을 올렸다. 박군은 어머니에게 금가락지를 선물하며 “예전에 어머니가 반지 같은 액세서리를 좋아하셨는데 (내가) 고등학교 때 돈을 모아서 14k 반지를 선물한 적이 있다”며 “어디서 돈이 났냐고 했지만 속으론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내가 가장이 돼서 이런 것도 선물한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상민이 박군에게 어머니와 가장 큰 기억에 대해 묻자 그는 “한창 어릴 때 어머니가 일하신다고 집에 없었다. 내가 일 가지 말라고 떼를 썼는데 하루 웃으면서 놀아준 게 기억에 남는다”면서 ”내가 스물 두 살 되던 2007년에 여기 오셨다”고 말했다.

산소에 와서 왜 그렇게 울었냐는 이상민의 질문에 ”학교 다닐 때부터, 유년기부터 청소년기 계속 힘들었다. 어머니도 힘들었고 나도 졸업할 때까지 알바만 했다. 스무 살이 되면 중국집 그만두고 힘들지 않겠지 생각했는데 스물 둘 됐을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 혼자 밖에 안 남았다. 군생활 하면서 엄청 고달프고 힘든데 어디가서 하소연 할 데가 없었다. 나는 왜 삶이 계속 이렇게 힘들까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나는 왜 계속 편한 게 없고 몸으로, 정신적으로 힘들기만 할까 생각하며 펑펑 울고 나면 그게 좀 날아가더라”고 덧붙였다.

후회되는 게 많다는 박군은 ”어머니가 꼼장어를 좋아하셨는데 어머니가 갑자기 편찮으셔서 중환자실에 가기 전에 꼼장어를 같이 먹고 술을 드시면 안 되는데 그때는 너무 드시고 싶어하셨다. 이후에 어머니가 중환자실에 들어가셨는데 그때 마지막이라고 느끼셨나 보다”라며 “나는 그때 술을 왜 먹냐고 엄마한테 성질부리고 화를 냈는데 엄마는 아들이랑 마지막으로 술을 거고 싶었던 거다. 그때 즐겁게 노래라도 부를 걸 그랬다”라고 아쉬워했다.

또한 “저희 어머니가 비행기 한 번을 못 탔다. 비행기 타고 제주도에 가서 어머니가 좋아하는 회에다가 소주 한 잔 왜 못 따라 드렸을까 하는 후회가 엄청 크다”라며 “마지막에 엄마 눈 감는 모습도 못 봤다. 눈 감은 후에 봤는데 엄마가 싸늘해보였고 너무 차가웠다. 손도 한 번 못 잡았다. 가서 (엄마) 얼굴만 보여주는데 후회하는 게 너무 많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스튜디오에서 박군의 사연에 서장훈은 눈물흘렸고, 신동엽은 “사실 (서장훈의) 어머니가 조금 편찮으셔서 병원에 계신데, 요즘 (서장훈이) 힘든 마음으로 방송을 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전했다. 스페셜MC로 나선 배우 오연서와 모벤져스도 모두 눈물을 훔쳤다.

박군은 중학교 시절인 15세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6년간 아르바이트했던 중국집을 찾아가 사장님과 반갑게 재회했다. 그는 가게 내부를 둘러보며 과거 아르바이트할 때 창고에서 잠을 잤다고 밝혔다. 사장님은 “박군이 성실하고 부지런하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살았다. 아들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박군을 칭찬했다.

또한 “준우가 착한 게 월급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자기 용돈은 10만원 정도만 하고 어머니를 갖다드렸다. 효자였다”고도 했다. 박군이 온 소식을 듣고 동네 아귀찜 가게 이모가 달려왔다. 이모는 박군에게 “너 너무 어렵게 자라서 어렵게 고생했는데 잘 됐다. 성공할 줄 알았다. 니가 온다니까 왜 그리 눈물이 나냐”며 눈물 흘렸다.

이어 “(박군이) 성격도 너무 좋고 착하게 컸다. 군생활 하면서 엄마 용돈 내내 보내준 걸 안다. 그래서 내가 준우 휴가 나왔을 때 친구들이랑 쓰라고 용돈 준 적도 있다”며 “니 나오는 ‘강철부대’, ‘트롯신이 떴다’, ‘미우새’ 다 본다”고 박군이 방송에서 활약하고 있는 걸 대견스러워했다.

옆 가게 미용실 이모도 찾아와 “준우는 명절 때마다 항상 문자나 안부전화 꼭 한다. 휴가 때 되면 찾아온다. 여느 자식도 시간 없어서 못 하는 사람이 많은데 대견하다”고 말했다. 박군은 “엄마 병원하고 집 왔다갔다 할 때도 이모가 머리 깎다가도 차 태워주고 이모도 매일매일 응원해주고 휴가 때 용돈도 주셨다”며 “힘들어도 참을 수 있었던 게 이모들이 ‘열심히 산다’고 말해주신 거 때문이다”라고 고마워했다.

이모들은 “(박군이) 학교 다니면서 학생회장을 했다. 인사도 억수로 잘했다”고 전했고, 박군은 “내가 아르바이트 다니면서 부지런하게 했는데 선생님이 권유해 주셔서 하게됐다”고 전했다. 그는 “학교 다니면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르바이트 했다. 평일 날은 학교 마치고 오면 저녁 9시까지 4시간 아르바이트 했다. 일요일은 아침부터, 토요일은 낮 12시부터 일했다. 한 달에 한 번 쉬었는데 항상 평일날 쉬었다. 주말에 장사가 잘 되니까”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모들은 “(박군이) 단점은 없고 항상 걱정됐다. 애가 낡은 장화만 신고 왔다갔다 하니까. 그래도 항상 기죽지 않고 씩씩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이상민은 “너 참 착실하게 잘 살았다”고 감탄했다.

hjcho@sportsseoul.com

사진|SBS ‘미운 우리 새끼’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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