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가수 보아 친오빠로 알려진 뮤직비디오 감독 권순욱이 복막암 투병을 알렸다.

10일 권순욱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작년부터 몸이 좋지 않아 일을 쉬었다 복귀했다를 반복했다. 현재 의학적으로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고 한다"라고 알리며 "복막에 암이 생겼고 전이에 의한 4기암"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12월, 장천공이 생겨 응급수술을 했지만 예후가 좋지 않았다고 밝히며, 현재 병원 측에서 기대 여명을 2~3개월 정도로 내다봤다고 적었다.

권순욱은 "왜 나에게 이런 꿈에서나 볼법한 일이 나타난 건지 믿을 수가 없지만 잠에서 깨어나면 언제나 늘 현실"이라고 밝히며 "장폐색으로 인하여 식사를 못한 지 2달이 넘어 몸무게는 36kg까지 떨어졌고, 몸에 물은 한 방울도 흡수되지 않아 갈증과 괴로움은 말로 표현이 안되며 수액을 꽂은 채로 움직여야 해서 거동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밥 한 숟가락을 못 먹어서 울어보긴 처음"이라고 덧붙인 권순욱은 "기운이 있을 때 간간이 소식 올리겠다. SNS에 글 쓰는 게 이렇게 체력 소모가 큰지 최근에 알게 됐다. 그럼 모두들 건강관리 잘 하셔서 이런 고통을 경험하지 않기를 꼭 기원한다"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 글에 보아는 "오빠야 사랑해! 우리 이겨낼 수 있어! 내가 꼭 라면 끓여 줄 거야. 그거 같이 먹어야 해. 정말 강인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 내 눈에 가장 멋지고 강인한 사람. 매일 힘내줘서 고마워"라는 글로 오빠에게 힘을 줬다. 다른 지인과 팬들도 완치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한편 권순욱은 걸스데이 '잘해줘 봐야', '반짝반짝', 마마무 '피아노 맨', 레드벨벳 '비 내추럴(Be Natural)' 등 뮤직비디오를 제작했으며 드라마 '연애 기다린 보람 - 내사랑 울산큰애기', '봉순이 사랑하면 죽는 여자 ' 등도 연출했다.

다음은 권순욱 글 전문

안녕하세요 권순욱 감독입니다.

작년부터 몸이 좋지 않아 일을 쉬었다 복귀했다 잠적했다 나왔다를 반복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정말 몸 상태가 너무 안 좋다는 걸 알게 되었고, 현재 의학적으로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복막에 암이 생겼고 전이에 의한 4기암입니다.

복막염으로 고생하던 작년 12월 말쯤 몸 안의 스텐트가 장을 뚫고 나오면서 장천공이 생겼고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동반한 응급수술을 했습니다. 헌데 예후가 좋지 않은 지 현재 기대여명을 2-3개월 정도로 병원마다 이야기하네요.

수술을 한 아산 그 외에 분당서울대, 분당 차병원 모두 판단에는 오차가 없다고 합니다. 어떻게 내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 왜 나에게 이런 꿈에서나 볼법한 일이 나타난 건지 믿을 수가 없지만 잠에서 깨어나면 언제나 늘 현실이네요. 현재 장폐색으로 인하여 식사를 못한 지 2달이 넘어 몸무게는 36kg까지 떨어졌고, 몸에 물은 한 방울도 흡수되지 않아 갈증과 괴로움은 말로 표현이 안되며 수액을 꽂은 채로 움직여야 해서 거동도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 와중에 저희 어머니는 꼭 나을 거라 하시지만, 의학적으로는 이미 죽은 사람 판정을 하는 병원과 의사들 그리고 하루하루 죽어가는 몸의 기능들을 보며 저는 이제 자신이 많이 없어진 상태입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치료는 계속해서 시도 중이고 매일매일 눈물을 흘리면서도 기약 없는 고통이지만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밥 한 숟가락을 못 먹어서 울어보긴 처음이네요. 한창 신나게 일해도 모자랄 나이에 불과 몇 달 전까지 멀쩡했던 나에게 젊은 나이의 암은 정말 확장 속도가 굉장히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기운이 있을 때 간간이 소식 올리겠습니다. SNS에 글 쓰는 게 이렇게 체력 소모가 큰지 최근에 알게 되었거든요. 그럼 모두들 건강관리 잘 하셔서 이런 고통을 경험하지 않기를 꼭 기원합니다. 그럼 이만

eun5468@sportsseoul.com

사진ㅣ권순욱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