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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배우 천우희는 업계 동료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팔색조 배우’다. 영화 ‘우상’ 당시 이수진 감독과 배우 한석규는 “현장, 그리고 편집을 할때마다 놀랄 정도였다”고 극찬했다.

영화 ‘써니’, ‘한공주’, ‘곡성’, ‘우상’까지 스크린에서 강렬한 아우라를 뽐낸 천우희는 JTBC ‘멜로가 체질’에서의 일상 연기로 변주에 성공했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천우희의 선택 역시 ‘강렬’보다는 ‘감성’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비와 당신이 이야기’(조진모 감독)에서 밝고 당찬 청춘 소희로 분했다. 극중 영호(강하늘 분)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설렘을 쌓아나간다. 천우희는 “지금까지 연기했던 것과 결이 다르기도 하고 조금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느낌이 좋았다”며 “그동안과 반대되는 연기를 해야겠다기 보다는 요즘 보기 드문 잔잔한 느낌의 작품이라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밝은 소희는 일상의 천우희와도 맞닿아있다. 그는 “씩씩하고 배려심이 많은 인물이라 풀이했다. 일정 부분 내가 갖고 있는 부분도 있어서 어떻게 표현해야지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천우희의 모습을 표현하면 충분히 확장되지 않을까 싶어서 조금 더 편안하게 나를 꺼냈던거 같다”고 돌아봤다.

영화는 200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한다. 당시 청소년기였던 천우희는 “고등학교를 진학하고 처음으로 연극이란걸 하게 됐다. 연기라는걸 처음 접해보고 이런 세상이 있구나 싶었다. 거의 집-학교만 오가는 생활이었는데 연극반 생활을 하면서 밤샘작업도 하고 가장 재밌게 연기를 접했다.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그때 기억이 가장 많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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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천우희는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보고도 학창시절이 떠올랐다고. 그는 “영화를 보고 나서 하나하나 쌓여가는 감정들이 있다. 울컥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오히려 영화보고 나서가 더 뭉클했다. 잔잔한 수채화 같은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만족했다.

천우희의 20대는 어땠을까. 그는 “전체적으로 봤을땐 나름 다이나믹 했던거 같다. 20대 초반에는 막연하고 아무것도 없던 무(無)였다면 연기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갑자기 인생의 곡선이 생겼던거 같다”며 “처음으로 파도를 타본 시기였다. 소중하고 재밌었고 뜨거웠던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영화 속에서 강하늘과 대면신이 없음에도 케미가 빛났다. 천우희는 “강하늘 배우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며 “도대체 어떤 친구길래 미담이 많고 그 미담을 경험해보고 싶다 싶었는데 대면신이 없어 경험할 순간이 많진 않았다. 갖고 있는 마인드 자체가 즐거운 사람이다. 다른 사람한테 에너지로 전달되는게 아닌가 싶다”고 풀이했다.

모두의 뜨거운 진심이 모여 탄생한 완성본은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천우희는 “이 작품이 마음에 들었던건 차별성을 뒀다기보다 에필로그 형식으로 이야기를 완성지었기 때문에 그게 더 여운이 깊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맑고 풋풋한 역할을 많이 하진 않아서 그런 느낌을 봤던거 같다. 감독님이 예쁘게 잘 담아주시고 표현이 잘 된거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미소지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주)키다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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