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ARDS-OSCARS/ <YONHAP NO-2149> (REUTERS)

[스포츠서울 안은재기자]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의 쾌거를 거뒀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윤여정), 남우주연상(스티븐연), 작품상, 감독상(정이삭 감독), 각본상, 음악상 등 총 6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린 영화 ‘미나리’는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싱식은 26일(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온 스테이션과 돌비극장에서 이원 생중계 됐다. 매년 돌비극장에서 개최됐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야외와 바로 연결되는 유니온스테이션을 시상식 메인무대로 사용했다. 참여 인원도 170명으로 제한했다.

그럼에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한층 더 다채로워진 수상자와 후보자들로 눈길을 끌었다. ‘미나리’의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또 ‘노매드랜드’의 클로이자오 감독은 아시아 여성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미나리’ 스티븐연은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의 남우주연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유명 할리우드 배우이자 영화 ‘미나리’ 제작사 플랜B의 대표 브래드 피트가 여우조연상 시상에 나서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를 드디어 만나서 영광이다. 저희 영화 찍을 때 어디 계셨냐”고 너스레를 떨며 수상 소감을 시작했다. 이어서 “정말 아카데미 관계자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고 원더풀 미나리 가족분들께도 감사하다”면서 “스티븐 연, 정이삭 감독님, 한예리, 노엘 우리 모두 영화를 찍으면서 가족이 됐다. 무엇보다 정이삭 감독님이 없었다면 제가 이 자리에 못 섰을 것이다. 감독님의 저희의 선장이자 또 저의 감독님이었다. 너무 감사드릴 분이 많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또한, 윤여정은 “글렌 클로즈같은 대 배우와 제가 어떻게 경쟁을 하겠냐. 오늘 이 자리에 그냥 운이 좋아서 있는 것 같다”면서 “김기영 감독님은 저의 첫 감독님이었다. 첫 영화를 저와 함께 만들었는데 살아계셨다면 정말 기뻐했을 것 같다”고 자신의 스크린 데뷔작이었던 ‘화녀’에서 호흡을 맞춘 故김기영 감독을 언급했다.

클로이 자오

감독상에서는 지난해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이 시상에 나서 관심을 끌었다. 정이삭 감독의 수상은 불발됐지만, 지난해 영화 ‘기생충’으로 4관왕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의 통역사로 나서 화제를 모은 샤론 최가 화상 연결을 통해 등장하며 또 한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봉준호 감독은 “감독이란 뭐하는 직업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기 쑥쓰럽다. 이번 시상식에서 노미네이트 된 다섯 명의 감독에게 감독이 뭐하는 직업인지 물어봤다”면서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은 ‘삶에 대한 응답’이라고 답했고 ‘노매드랜드’의 클로이자오 감독은 ‘뭐든지 적당히 잘 하는 데 하나를 완벽히 마스터하지 못한 직업’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뒤이어 감독상을 수상한 클로이자오 감독은 “동료 후보 감독분들 너무 감사하다”면서 “사람들은 태어날 때 부터 선하다는 의미다. 어렸을 때 큰 영향을 받았고 가끔 살다보면 그것을 믿기 어려운 순간도 있지만 제가 만난 모든 사람들의 내면에는 선함이 있다. 이 오스카 상은 믿음과 용기를 가지고 자기 자신의 선함을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돌리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이야기했다.

93rd Academy Awards - Arrivals <YONHAP NO-2013> (AP)

아카데미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은 ‘노매드랜드’에 돌아갔다. ‘노매드랜드’는 작품상을 비롯해 여우주연상(프란시스 맥도맨드), 감독상(클로이 자오) 등 3관왕을 기록했다. 프란시스 맥도맨드는 수상 소감에서 “모든 분들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늑대 울음소리를 흉내내면 좋겠다”고 말하며 늑대 울음을 즉석에서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남우주연상에는 ‘미나리’의 스티븐 연과 지난해 8월 대장암 투병 끝에 사망한 故채드윅 보스만 등이 후보로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의 영예는 ‘더 파더’의 안소니 홉킨스에게 돌아갔다.

한편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본래 2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8주가 연기돼 4월 25일 열렸다. 참석자들은 최소 3번의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참석자들 모두 출입 및 퇴장 시간이 정해지는 등 방역에 최대 주의를 기울였다.

이하 제 93회 아카데미 주요 수상자(작)▲

작품상 = ‘노매드랜드’

▲감독상 = 클로이자오(‘노매드랜드’)

▲남우주연상 = 안소니 홉킨스(‘더 파더’)

▲여우주연상 = 프란시스 맥도맨드(‘노매드랜드’)

▲남우조연상= 다니엘 칼루야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여우조연상 = 윤여정(‘미나리’)

▲각본상 = 에머랄드 펜넬(‘프라미싱 영 우먼’)

▲각색상 = 플로리안 젤러 외 1명(‘더 파더’)

▲촬영상 = 에릭 메세츠미트(‘맹크’)

▲편집상 = 미켈 E.G 나일슨 (‘사운드 오브 메탈’)

▲미술상 = 도널드 그레이엄 버트 외 1명(‘맹크’)

▲의상상 = 앤 로스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분장상 = 세르지오 로페즈, 리베라 외 2명(‘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음악상 = 트렌트 레즈너 외 2명(‘소울’)

▲주제가상 = Fight For You(‘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음향상 = 니콜라스 베커 외 4명(‘사운드 오브 메탈’)

▲시각효과상 = 앤드류 잭슨 외 3명(‘테넷’)

▲국제장편영화상 = 토마스 빈터베르그(‘어나더 라운드’)

▲장편애니메이션상 = 피트 닥터(‘소울’)

▲단편애니메이션상 = 윌 맥코맥 외 1명(‘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사랑해’)

▲단편영화상 = 트라본 프리 외 1명 (‘두 디스턴트 스트레인저스’)

▲장편다큐멘터리상 = 제임스 리드 외 1명(‘마이 옥토퍼스 티처’)

▲단편다큐멘터리상 = 안소니 지아치노 (‘콜레트’)

▲박애상 = 밥 비쳐 외 2명, 타일러 페리

eunjae@sportsseoul.com사진|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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