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환
KIA 나주환.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나주환(37)이 새로운 직업을 예약(?)했다. 맷 윌리엄스 감독도 “매우 훌륭하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나주환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를 앞두고 훈련 도우미를 자처했다. 섭씨 29도에 이르는 초여름 날씨였는데, 경쾌한 발걸음으로 구장에 나와 동료들에게 힘껏 배팅볼을 던졌다. 전날 역대 12번째 2000안타 대기록을 달성한 최형우를 비롯해 주축 타자들은 나주환이 던진 배팅볼로 잃었던 타격감을 찾기 위해 함께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윌리엄스 감독은 “나주환은 매우 좋은 공을 던진다. 선수들도 동료가 배팅볼을 던져주기 때문에 더 재미있게 훈련할 것”이라며 “유쾌한 선수이기 때문에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는 것도 보기 좋은 모습이다. 어제(20일)도 배팅볼을 던졌는데, (팀 승리로) 엄청나게 많은 커피를 선물 받았다더라”며 껄껄 웃었다.

메이저리그는 경기 전 배팅볼 훈련을 매우 중시한다. 마구잡이로 던지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윌리엄스 감독은 “일정한 스피드로 타자들이 리듬감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게 배팅볼의 최대 목적이다. 스트라이크존에 같은 스피드로 공을 계속 던지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라며 “때로는 타자들이 특별한 느낌을 받고 싶어 할 때, 예컨데 오프스피드 피치나 브레이킹 볼 등에 감각을 찾고 싶을 때 도움을 줘야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나주환의 배팅볼을 흥미로운 표정으로 바라보던 윌리엄스 감독에게 “나주환이 새로운 직업을 찾은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넸다. 윌리엄스 감독은 허허 소리내 해맑게 웃었다. 서로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베테랑들의 헌신에 유쾌한 미소가 절로 그려지는 KI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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