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부대 아무튼 출근

[스포츠서울 안은재기자]최근 TV조선 ‘아내의 맛’ 조작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진정성으로 승부를 보는 프로그램도 여럿 존재한다. 최근 방송가를 중심으로 유명인의 단기 체험 형식이 아닌 진짜들의 이야기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채널A ‘강철부대’부터 MBC ‘아무튼 출근’, 채널A·SKY 공동 제작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이하 ‘애로부부’) 등이 진짜들의 이야기로 안방극장에 재미와 공감을 전하고 있다.

방송 조작 논란에 휩싸인 ‘아내의 맛’이 13일 시즌을 종료했다. 제작진과 출연자 함소원 모두 과한 연출을 인정했으며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상 극의 재미를 위해 어느 정도 설정은 들어가야 하나 ‘아내의 맛’은 거짓말이 돼버린 프로그램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쓸쓸히 퇴장했다. 이에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즌제가 아닌 매주 방송되는 프로그램은 매주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출연자들이 자기가 방송에 어떻게 나오는 지 인지한다. 자기가 어떻게 나가는 지 예측할 수 있기에 보이고 싶은 모습을 설정하고 그 과정에서 진정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내의 맛’ 처럼 방송가에서 조작 논란으로 불명예를 안은 와중에 진짜들의 이야기는 더욱 빛난다. 진짜 예비역이 등장하는 ‘강철부대’, 현직자가 자신의 일터를 소개하는 ‘아무튼 출근!’, 또 부부들이 속사정까지 공개하는 ‘애로부부’ 등 진정성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프로그램이 ‘설정’과 ‘상황극’의 오명을 쓴 예능에 차별화된 리얼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특수부대 출신 예비역들의 밀리터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화제를 모은 ‘강철부대’는 특전사, 707특임대, UDT(해군특전단), SSU(해군해난구조대), SDT(경찰특임대), 해병대수색대 출신 예비역들이 등장한다. 과거 밀리터리 예능 ‘진짜 사나이’가 유명인이 군인들의 일상을 체험하는 체험 리얼리티였다면 ‘강철부대’는 특수부대 출신 예비역들이 등장해 남자들의 치열한 승부의 세계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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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과거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연예인들의 직업 체험 특집 등이 성행했다면 지금은 진짜 현직자들이 등장해 자신의 일상을 보여준다. ‘직장인 브이로그’ 형식을 가져온 MBC ‘아무튼 출근!’은 철도기관사, 소방관, 과일바이어 등 이색 직업을 가진 이들의 진짜 밥벌이 라이프로 안방극장에 진짜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아무튼 출근’ 정다히PD는 “이제는 시청자들이 어떤 연예인 직업 체험 겉햝기말고 진정성있는 이야기를 원하신다고 느꼈다. 최근 다양해진 직업을 조명해주면 좋지 않을까 했다”고 말했다. 가상부부들의 결혼 생활을 다루는 ‘우리 결혼했어요’를 대신해서 ‘애로부부’, ‘아내의 맛’ 등 진짜 부부들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이 안방극장을 채웠다. 그중 ‘아내의 맛’은 방송 조작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채 퇴장했지만 매회 새로운 부부들의 등장해 진짜 속사정을 털어놓는 ‘애로부부’는 소소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진짜들의 이야기가 안방극장에 등장하면서 제작진에게는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다. 일반인, 혹은 연반인(연예인 + 일반인) 출연자들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또 진짜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를 연출하는 제작진들의 더 깊은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아무튼 출근!’에서 프로N잡러 의대상 엄마 이도원은 방송 후 유명 강사의 필기 노트를 고액에 팔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애로부부’는 진짜 부부들의 고민상담을 내용으로 하면서 초기 선정적이라는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아무튼 출근!’ 정다히PD는 “일반인 출연자에 대한 걱정은 있다. 그 사람을 오랫동안 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미팅이나 사전 조사 또 회사 평판 조회 등을 통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애로부부’ 김진PD도 “속터뷰를 하다보니 부부사이 금기시했던 잠자리 이야기가 나오다보니 선정적인 이야기가 됐다. 실제 부부들이 등장하는 만큼 이들의 고민을 희화화하거나 자극적으로 해석해 조롱거리가 안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안은재기자 eunjae@sportsseoul.com

사진|채널A·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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