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SSG 박종훈, 아직은...시범경기니까...
SSG 랜더스 선발 박종훈이 2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1회 적시타로 첫 실점을 내준 뒤 공을 받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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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경기당 7개꼴이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해도 한 경기에 볼넷을 7개씩 내주는 건 많다. 정규시즌 개막을 일주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라 마냥 “괜찮다”고 덮어두기도 어려운 시점이다. KBO리그에 신세계를 열겠다는 SSG 얘기다.

SSG 투수들은 28일 현재 다섯차례 시범경기에서 사사구 37개를 내줬다. 몸에 맞는 볼을 제외하고 순수 볼넷만 34개다. 재창단 수준의 팀 쇄신을 단행한 한화가 경기당 5개꼴인 30개의 볼넷을 내준 것과 비교하면, SSG 마운드가 얼마나 흔들리는지 유추할 수 있다. SSG 김원형 감독은 “볼넷은 줄여야 한다”면서도 “선수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투수코치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토]SSG 김정빈, 매서운 눈빛으로!
SSG 김정빈이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 SSG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제구가 좋지 않은 투수들에게 무턱대로 “볼넷을 내주지 말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 세상에 스트라이크를 던지기 싫은 투수는 없다.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를 보고 던져도 볼이 되면, 해당 투수가 제일 답답하다. 김 감독의 역발상은 “볼넷을 내줘도 좋다”였다. 상황에 따라 카운트 싸움을 해서, 여차하면 볼넷을 내줘도 괜찮다는 의미다. 투수들이 이를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물음표로 남아있다. 시범경기임에도 마운드 위에서 코너워크를 하려는 모습이 엿보인다. 제구가 안되는데 코너워크는 가능할까. 볼넷을 줘도 된다는 코칭스태프의 주문을 투수들이 곱씹어봐야 한다.

시범경기는 투구 밸런스 점검, 상대 타자들의 반응 체크, 투구 후 몸상태 자가진단 등이 목적이다. 패전투수가 되든, 난타당하든 어떤 목적의식을 갖고 마운드에 오르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제구가 안되는 투수가 등판 기회를 얻었다면, 우선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로 모든 구종을 던지면서 영접을 잡으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안타나 홈런을 맞고 대량실점하면, 투구수가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강판된다. 힘대 힘으로 붙었을 때 타자가 이길 확률은 (투수입장에서만 보면)고직 30%에 불과하다.

[포토] SSG 김상수, 새로운 시작!
SSG 랜더스의 김상수가 2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2-4로 뒤진 8회 등판해 역투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경기당 평균 9개씩 안타를 내주는 투수진이 볼넷 9개를 헌납하는 것보다 훨씬 임팩트 있다. 어쨌든 타자가 스윙을 하도록 공을 던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0-2, 1-2 등 유리한 카운트에서도 시범경기라면, 한가운데로 힘껏 공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타자의 반응을 점검하는데 2스트라이크를 선점해 심리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 (투수입장에서만 보면)금상첨화다. 안타를 맞으면, 타구 방향, 속도 등을 체크해 노림수와 세기 등을 분석하면 된다. 시즌 준비 과정에서는 ‘이유있는 실패’가 얼마든지 용인된다.

SSG에 남은 시범경기는 고작 두 경기다. 29일은 황사주의보로 경기 성립 여부가 불투명하다. 퓨처스리그 평가전에서 구위를 점검할 기회도 있겠지만, 이 경기는 3~5선발이 투구수를 늘리는 무대로 활용할 예정이라 진입장벽이 높다. 남은 두 경기에서는 볼넷 남발보다 난타당하는 게 차라리 낫다. 투수는 어디까지는 ‘맞는 직업’이다. SSG에는 맞혀 잡는 투수들이 생각보다 많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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