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인사
텍사스 레인저스 좌완 양현종은 8일(한국 시간) 애리조나 캑터스리그 데뷔전 LA 다저스전에서 8회 등판해 1이닝 2안타(1홈런) 1삼진 1실점으로 4-3 승리를 지켜 세이브를 기록했다. 서프라이즈(애리조나)|스포츠서울 문상열전문기자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대투수’ 양현종(33·텍사스)은 3월에 좀처럼 전력투구를 하지 않는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감각을 점검하고, 로케이션을 체크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구속을 끌어 올리기도 하지만, 첫 번째 포인트는 ‘투구 밸런스 유지’였다.

그런데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랜치에서 치른 LA다저스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정규시즌을 방불케하는 역투로 눈길을 사로 잡았다. 빅리그 생존경쟁 중인데다 초청선수 신분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절박함이 공 하나하나에 담겼다. 텍사스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의 눈에도 이 모습이 포착된 모양이다.

양현종은 이날 다저스 타선을 상대로 3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솎아내며 3안타 1실점했다. 0-6으로 크게 뒤진 6회말 마운드에 올라 다소 맥이 빠진 상황이었지만, 시범경기의 의미를 모르지 않는 양현종은 경기장 분위기와 상관없이 자기 공을 던지는데 주력했다. 6회와 8회는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했고, 7회말 1사 2, 3루, 1사 1, 3루 위기가 이어졌지만 단 한 점으로 막아냈다.

우드워드 감독은 경기 후 화상인터뷰에서 양현종의 투구가 인상적이었다는데 동의하면서 “이닝 도중에 유리한 카운트에서 체인지업을 던질 때 유인구처럼 사용하라고 조언했는데, 정말로 그렇게 삼진을 잡았다. 계획대로 던지는 모습”이라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초구, 2구를 모두 스트라이크를 던지기 위해 노력한 점도 우드워드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충분했다. 그는 “양현종이 던진 패스트볼은 전광판에 나온 구속보다 더 좋았다. 꾸준히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했다”고 칭찬했다.

이날 호투로 메이저리그 로스터(26명)에 한 발 다가선 것은 사실이다. 우드워드 감독은 “앞으로 (엔트리 조정을 위한)많은 결정을 내릴 것이고, 양현종도 이 결정 안에 포함돼 있다. 오늘 투구가 양현종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빅리그 로스터 진입 확률이 얼마라고 수치로 말하긴 어렵지만, 오늘 양현종은 정말 잘 던졌다. 어떤 보직에서든 도움을 줄 수 있는 투수라고 생각한다. 마운드 위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는게 우리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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