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한국 육상의 전설 이봉주가 난치병에 걸린 심정을 털어놨다.

15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이봉주의 근황이 전해졌다.

허리가 굽는 ‘근육 긴장 이상증’을 앓는 이봉주는 지난해 1월부터 1년간 병원을 오가며 치료 중이다. 그는 “예전부터 약간 허리가 구부정한 자세였다. 그래서 아들이 생일에 어깨 메는 교정기까지 사주고 신경 좀 쓰라고 했다. 그때부터 신경 썼어야 했는데 내가 내 몸에 대해 너무 자만했던 것 같다”면서 “서서히 (허리가) 안 좋아졌다. 그러다 어느 순간 과격한 힘을 써서 몸의 어딘가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 그런데 그 원인을 찾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JTBC ‘뭉쳐야 찬다’에서 활기차게 뛰어다닌 모습을 보여줬던 이봉주는 아내 김미순 씨에게 몸을 의지한 채로 병원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차에서 내려 가까운 거리를 걸었지만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더는 현역 시절 마라톤을 뛴 신체가 아녔다. 이봉주는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찬다. 몸을 계속 펴려고 하니깐 (허리는 펴지질 않고) 힘만 들어간다. 호흡이 정상적으로 안 된다”고 말했다.

이봉주의 증상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근육 긴장 이상증’이기에 문제가 더 크다. 이 때문에 이봉주는 지난 1년간 병의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뜻대로 알 수 없었다. 그는 “이 몸으로 평생 가면 어쩌나 그런 생각 생각도 들고 좌절할 때도 많았다. 그래서 밖에 나가기가 두렵고 그럴 때가 많았다. 젊은 사람이 허리를 구부정하게 다니니깐 스스로 많이 위축된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왜 내게 이런 시련을 주는지”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이봉주는 한의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았다. 한의사는 “아마 일반인이었다면 못 견뎠을 것”이라며 “(이봉주가) 처음에는 웃지도 못했다. 눈 감고 숨도 못 쉬고 나도 안타까웠다. 그런데 몇 번 한 다음부터는 웃더라”고 설명했다. 이봉주는 “몸이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차도가 확 나타나는 건 아니지만 잠도 잘 자고 느낌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인생에서 제일 힘든 시기가 지난해였다. 운동할 때도 이렇게 힘들지 않았는데 지난해 너무 힘들게 보냈다. 연초에 좋아지는 모습을 보고 올해는 달릴 수 있게 몸을 만들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이봉주는 끝으로 “내 인생을 마라톤과 비교하면 중간점을 조금 지난 한 25㎞ 지점인 것 같다. 그때부터는 정신력”이라며 “지금이 제일 중요한 고비인 것 같다. 이 고비를 현명하게 잘 넘길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잘 마무리 해 마라톤처럼 하면 뭐든 이겨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런 정신력을 갖고 버텨볼 것”이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purin@sportsseoul.com

사진 |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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