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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의 ‘철인’ 김동환[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스포츠에서 ‘철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선수는 가장 위대한 선수다. 빼어낸 실력은 물론, 부상 없이 몸관리를 잘 하는 철저한 자기관리, 게다가 인성이 좋아 감독이나 동료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성실한 선수여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이 ‘철인’ 김동환(37, 강원 하이원)이 25년 간 머물렀던 얼음판을 떠났다.

김동환은 21일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벌어진 2020코리아 아이스하키리그 안양 한라와의 경기를 끝으로 은퇴했다. 플레잉 코치를 겸하고 있는 김동환은 후배들의 고가 평가를 위해 간략한 은퇴식만 거행했다.

많은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해마다 은퇴를 하지만 김동환의 은퇴는 의미가 크다. 그는 최고의 철인이었다. 한국선수로는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최다 출장기록(450경기, 전체 15위), 수비수 최다포인트(202포인트), 최다어시스트(166개)기록을 세웠다.

2006년 하이원에 입단한 뒤 아시아리그에서 16시즌을 뛰었다. 그가 유니폼을 입었던 팀만 해도 하이원, 안양 한라, 도호쿠 프리블레이즈, 대명 킬러웨일즈 등 4개팀이나 된다. 국내 3개팀 유니폼을 모두 입어 본 몇 안되는 선수이기도 하다.

수비수로서는 작은 체격(176cm)인 김동환이 이렇게 오랜 기간 링크를 지킬 수 있었던 데에는 아이스하키에 대한 강한 집념이 있었다. 그는 청운중학 1학년이 되서야 스케이트를 신었다. 그래서 동기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엄청난 노력을 했다. 30대가 되어서도 불러주는 팀이 있으면 마다하지 않고 달려갔다. 일본팀 프리블레이즈가 그를 마다하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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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원, 한라, 대명을 두루 거치면서 국내 3개팀 유니폼을 모두 입었던 김동환[대명 제공]

그러나 김동환도 세월의 무게를 견딜수 없었다. 은퇴시기를 조율하던 그는 올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하이원의 부름에 응했다. 플레잉 코치로 다시 장비를 챙겨입었고, 내년 시즌부터는 본격적인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된다.

김동환은 “팀의 주전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단계별로 목표를 세웠다. 내 목표는 언제나 동기들보다 잘하는 것이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달리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 지도자가 되면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좋은 선수들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김동환은 철저한 하이원맨이다. 부친 김용기씨(67)도 하이원의 보안책임자로 직장생활을 마무리했다. 하이원에서 출발해 하이원으로 마무리를 한 김동환은 한국을 대표하는 수비수로서 책임을 다하고 사라졌다.영원한 하이원맨을 자처하면서.

sungbaseba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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