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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슈퍼리그 산둥 루넝 이적설이 불거진 울산 현대 윤빛가람. 사진은 지난달 경남 통영 산양스포츠파크에서 진행된 1차 동계전지훈련 당시 모습.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2021시즌 K리그1 개막이 열흘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아시아 MVP’ 윤빛가람(울산 현대)의 중국행이 현실화할 것인가. 홍명보 신임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16년 만에 K리그 정상 탈환에 도전하는 울산은 윤빛가람의 거취가 물음표가 되면서 난감한 상황이다.

K리그를 넘어 아시아 최고 수준의 미드필더인 윤빛가람은 지난해 막바지에도 중국, 중동 등에서 관심을 보였다. 특히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4골3도움을 기록, 대회 MVP를 차지하면서 주가가 치솟았다. 하지만 실제 이적으로 추진되진 않았고 ‘새 수장’ 홍 감독도 윤빛가람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이면서 잔류로 가닥이 잡히는 듯했다. 최근 카타르에서 끝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도 중용됐다.

하지만 중국 슈퍼리그가 올해부터 샐러리캡을 강화하고 구단 운영비에도 제한을 걸면서 다시 윤빛가람에 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바뀐 샐러리캡 제도에 따라 슈퍼리그 구단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때 최대 300만 유로(40억 원)까지만 지출할 수 있다. 여기에 팀 내 외국인 선수 연봉 총액도 1000만 유로(130억 원)를 넘어서는 안 된다. 한때 유럽 톱클래스 선수들이 줄지어 중국 무대를 밟았는데, 이 영향으로 ‘탈출 러시’가 두드러지고 있다. 산둥만 하더라도 그라치아노 펠레가 파르마를 통해 이탈리아 무대로 복귀했다. 최대한 유럽에서 활동한 굵직한 선수를 대체자로 살폈지만 제한된 예산으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그러다 보니 ‘가성비’를 지닌 아시아 톱클래스 선수에게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특히 아시아 어느 리그에서든 성실함과 기술을 바탕으로 제 몫을 하는 한국 선수가 영입 타깃이 됐다. 산둥은 이미 지난해 K리그1 MVP를 수상한 손준호를 전북 현대로부터 영입했다. 여기에 공격진 보강을 두고 점찍은 게 윤빛가람이다.

중국 이적시장에 정통한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산둥은 울산 구단에 정식 제안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윤빛가람이 울산에 입단할 때 낮은 수준의 바이아웃 조항을 넣어 구단 간 협상의 어려움은 크게 없다. 즉 산둥과 윤빛가람의 협상이 관건이다. 이적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산둥은 윤빛가람의 연봉을 두고 최소 150만 유로(20억 원)에서 200만 유로(26억 원)까지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빛가람의 기존 연봉(10억6500만 원)보다 두 배 이상에 달한다. 어느덧 선수 황혼기를 바라보는 윤빛가람으로서는 매혹적인 제안일 수밖에 없다. 다만 홍 감독이 부임 이후 윤빛가람을 공격의 꼭짓점으로 두고 새 시즌을 준비했고, 그 역시 홍 감독에 대한 신뢰가 강하다. ‘프로는 돈’으로 가치를 매긴다고 하나 시즌 개막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가운데 서로가 난처한 상황이다.

결국 산둥 구단이 정식으로 울산에 제안한 뒤에야 코치진과 윤빛가람이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윤빛가람이 산둥으로 떠나면 울산은 이동경이나 최근 영입을 확정한 조지아 국가대표 바코 등이 대체자 구실을 할 전망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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