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팀 해태 타이거즈(~2000.03)
해태 선수단이 지난 1999년 1월 무등구장 옆 비닐하우스에서 동계훈련을 시작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BO리그가 내달 1일 시작하는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시설 보강에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KIA는 ‘추억의 비닐하우스’ 업그레이드판을 14일 일부 공개해 눈길을 끈다. 20년 만의 국내 스프링캠프라 세월의 흐름만큼 첨단(?) 시설을 자랑했다.

KIA는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와 함평-KIA 챌린저스필드에 방풍, 방한 시설 공사에 한창이다.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다더라도 겨울은 겨울이다. 올해는 특히 이른바 북극한파로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 선수단 부상방지를 위해서라도 방한 대책이 필요하다.

불펜
천막으로 방풍, 난방기로 방한에 신경쓴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불펜 모습. 제공=KIA 타이거즈

광주구장 좌우 불펜에 철골구조물을 설치해 천막을 덮는 형태로 바람을 막았다. 폭설에도 투구를 할 수 있도록 뼈대를 비교적 튼튼하게 세웠다. 실내에는 난방기와 조명을 설치해 기온도 잡았다. 구조물 탓에 최대 두 명까지 동시에 투구할 수 있다. 실내훈련장에도 투수판이 설치 돼 있어 최대 6명이 한번에 투구할 수 있다.

함평구장도 구장 두 곳의 불펜 4군데 모두 방풍 시설을 설치했다. 보조구장도 펜스 전체에 바람막이를 설치해 추위에 대비했다. 함평구장은 하나의 불펜에 투수 세 명이 동시에 오를 수 있다. 훈련효율을 위해 이원화 전략을 수립 중인 KIA는 동시에 최대 12명이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체계를 갖췄다.

불펜을 포함한 마운드 흙도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인픽드 믹스와 마운드 클레이로 교체해 공을 던질 때 디딤발이 밀리는 현상을 줄였다. 차가운 날씨에 디딤발이 밀리면 자칫 발목부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미리 대비한 셈이다.

프로야구팀 KIA 타이거즈 훈련
KIA 선수단이 지난 2012년 1월 시즌 첫 훈련을 무등구장 옆에 임시로 설치한 대형 비닐하우스 안에서 시작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DB)

구단이 제공한 사진자료를 들여다보니 격세지감이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했기 때문이다. 광주구장이 들어서기 전에는 구단 사무실과 무등구장 사이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해 러닝과 캐치볼 등 훈련을 소화했다. 난방기가 없어 내부 온도를 높일 수 없었지만,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는 선수들은 거의 매일 비닐하우스에서 러닝을 하며 체력을 끌어 올렸다. 무등구장 흙은 벽돌 형태의 점토를 바닥에 깔아둔 터라 비나 눈이 와 마운드가 젖으면 삽으로 흙을 퍼내고, 깨진 점토를 꺼낸 뒤 복토하는 형태로 보수를 했다. 경운기에 흙을 실어 나르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KIA가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것은 해태시절인 1991년 제주 전지훈련 이후 20년 만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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