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머리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프로듀서 프라이머리의 2막이 시작됐다.

‘자니’, ‘씨스루’, ‘?(물음표)’ 등의 히트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프라이머리가 새로운 도전을 펼쳤다. 지난 4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의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것. 사운드가 돋보였던 ‘사냥의 시간’에서 몽환적이면서도 매력 있는 음악이 주목을 받았고, 프라이머리가 음악감독으로 나선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기에 프라이머리는 음악 레이블 팩토리 컴퍼니를 설립하며, 음악 인생의 새 길을 알렸다.

-‘사냥의 시간’의 음악감독을 맡아 화제가 됐다. 소감이 어떤지?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에 이름이 올라오니 기분이 좋았다. “음악이 좋아서 봤더니 프라이머리”, “반전”이라는 반응에 너무 기분이 좋다. 상업영화 음악 감독은 처음이라 감회가 새롭다. 어떻게 보면 음악 인생의 2막이 시작되는 느낌이 든다. 사실 ‘사냥의 시간’을 한 뒤 음악 감독 일은 당분간 하지 않으려 했다. 스태프도 없는 상황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 했고, 포스트 프로덕션 기간도 길어서 너무 힘들었다. 긴장감 넘치는 영화인 만큼 배우 분들의 감정을 계속 느껴야 하더라. 그 상황으로 들어간 것이 너무 힘들었기에 당분간 본업에 열중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영화가 공개된 뒤 감사하게도 감독님들이 연락을 주셨다.

-‘사냥의 시간’은 코로나19의 여파로 극장 공개에서 넷플릭스 공개로 변경됐는데 아쉬운 점은 없었나?

정말 많은 공을 들였고, 애트모스 믹스를 했었다. 국내 영화는 보통 5~7일, 길어야 2주일 정도 믹스를 하는데 ‘사냥의 시간’은 한달 내내 했다. 40개가 넘는 스피커에서 매일 총소리를 들어가며 믹스를 했다. 극장에서 소리가 이동하며 사운드를 느끼실 수 있도록 했는데, 그런 점에서 조금 안타까웠다. 그래도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많은 분들이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좋다.

-윤성현 감독과 어떻게 작업을 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감독님의 전작인 ‘파수꾼’을 너무 좋아했고, 팬이었다. 음악 감독 제의가 들어왔는데 당시에는 본업에 집중하고 있어 큰 관심이 없었는데 윤성현 감독님의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이건 해야겠다’고 생각해 작업했다. 평소 영화를 너무 사랑했는데, 영화 음악감독으로 참여하며 많은 것들을 배우고 발전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SNS에 남긴 글처럼 고3으로 돌아갔던 기분이었다. 힘들었지만 얻은 것이 너무 많았다.

-영화 음악과 대중음악의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

예전에는 음반을 낼 때 타이틀곡 한, 두곡을 정한 뒤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담아 내는 형태가 많았다면, 이제는 스트리밍 시장으로 바뀌게 됐다. 전곡이 타이틀곡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외면당하기 쉽기에 대중성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반면 영화에서는 주가 음악은 아닌 것 같다. 영상을 돋보이게 만드는 소스 역할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부담감도 그만큼 크지는 않은 것 같다. 코드에 있어서도 대중음악을 만들 때는 좀 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사운드를 고민하게 되는데, 영화 음악은 오로지 영상에 양념을 어떻게 칠지 고민한다.

프라이머리
프로듀서 프라이머리. 사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올해는 영화 음악감독으로도 이름을 알리고, 팩토리 컴퍼니를 설립하며 프라이머리에게 있어 터닝포인트인 것 같다.

그렇다. 즐겁게 하고 있다. 드디어 제가 하고 싶었던 레이블을 차리게 됐다. 고삐가 풀린 듯한 느낌으로 다작을 하고 있다.(웃음) 6월 초부터는 계속해 결과물이 많이 나올 것 같다. 팩토리 컴퍼니는 어렸을 때부터의 꿈이었다. 포지션이 프로듀서기 때문에 진짜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티스트의 캐릭터를 살려주며 제작을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재밌었고, 잘할 수 있는 점을 활용하려 했다. 마침 전 소속사와 계약이 끝나가는 시기가 되기도 했다. 시기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에너지가 떨어져 대충 살 것 같았다. 그래서 모험을 해보고 싶었다. 도전을 하고 모험을 해야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시작했다.

-팩토리 컴퍼니가 지향하는 방향은?

되게 단순하다. 무조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단순하게 콘텐츠가 좋으면 된다. 그래서 좋은 것을 재밌게 하자고 한다. 프라이머리가 레이블을 만들었다고 한다면 힙합 레이블을 많이 예상하실 것 같다. 그러나 힙합 레이블은 아니다. 래퍼도 있고, R&B를 하는 아티스트도 있다. 다양한 시도를 재밌게 해보려 한다.

-회사를 이끄는 수장이 되며 달라진 점이 있을까?

예전에는 보금자리나 보호막이 있다 생각하며, 제 할 일만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신경을 써야할 것이 많아졌다. 정말 많이 바뀐 것 같다. 예전에는 방송을 잘 하지 않으려 했지만, 이제는 회사가 잘될 수 있는 방향성만 있으면 다 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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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 프라이머리. 사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팩토리 컴퍼니가 어떤 회사가 됐으면 좋겠는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좋겠다. 기분이 좋거나, 그렇지 않을 때 꺼내 들을 만한 음악이 됐으면 좋겠다. “저 회사 멋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듣는 회사가 되고 싶다. 많이 찾아주시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

-‘믿고 듣는’ 프로듀서 프라이머리의 계획도 궁금하다.

꾸준히, 열심히 음악을 할 것이다. 쉬지 않고 달릴 것이다. 올해는 팩토리 컴퍼니 위주의 활동을 할 것 같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하반기에는 영화나 드라마의 음악 작업도 생각하고 있다.

true@sportsseoul.com

사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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