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의원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 출처|안민석의원실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온 나라를 흔드는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파문이 연예계에도 확산되고 있다. 최순실과 그의 측근 차은택, 그리고 주변인물로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특정 연예인과 기획사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는 가운데 소문이 또 다른 소문을 낳으며 연예계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반면, 수 많은 연예인들이 자신들의 소신발언과 의식있는 행동으로 국민과 함께 뜻을 모으고 있다.

◆고영태-최순실-정시호-차은택, 공포에 떨고 있는 연예계

국정농단 파문 초기에는 배우 박해진, 고주원 등이 최순실의 회사인 ‘더블루K’ 대표이사이자 최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와의 친분으로, 미스코리아 출신 트레이너 정아름은 ‘늘품체조’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박해진은 과거 호스트바에서 마담으로 일한 고영태와 함께 찍은 사진이 인터넷과 SNS에서 유포되며 루머가 퍼졌다. 하지만 소속사측은 공식 홈페이즈를 통해 사실은 “박해진 씨는 고씨와 개인적으로 알지도 못하고 연락을 취하는 사이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고영태가 연예인 야구단에 입단해 인맥을 쌓는데 도움을 줬다는 의혹을 받았던 고주원 씨 역시 소속사를 통해 “고주원이 고영태와 단순한 지인이다. 그냥 얼굴만 알고 지냈던 사이 정도”라며 두 사람이 군 입대 전 알던 사이로 전역 후에는 전혀 연락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스코리아 출신 헬스 트레이너 정아름 씨도 최순실 씨 최측근 차은택 감독과의 친분으로 ‘늘품체조’를 만들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앞서 언급한 연예인이 고영태 등 주변인물과의 인연으로 인해 구설수에 휩싸였다면 지난주부터는 ‘최순실 라인’이 전면에 등장했다. 더불어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지난 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연예계에 최순실 라인이 있다’고 주장하며 특정 연예인과 기획사가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공개했다. 이어 10일 방송에서는 “어떤 분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구체적인 증거를 다 가지고 있다. 명단을 밝히고 사진을 공개하면 그 가수의 인생은 끝장난다”며 “계속 거짓말을 한다면 다음 주에 공개하겠다”고 말해 파장을 예고했다.

양현석 (1)
사진|SBS

3일 안 의원의 방송 후 YG와 싸이가 그 대상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지만 YG엔터테인먼트는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부인했다. YG는 “항간에 떠도는 근거도 없는 루머를 구두 및 SNS 등을 통해 확대 재생산하고, 사실 무근인 내용을 전파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 대응을 통해 강경대응하겠다”며 “YG에 장시호(장유진)씨가 입사한 사실이 없고, 싸이와 장시호씨의 친분 관계는 전혀 없다. 두 사람은 만난 적도 없으며, 아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YG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는 10일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6’ 제작발표회에서 “연관성은 0%”라며 “차은택 감독은 본 지도 10년이 넘었고 그동안 연락도 안했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이 방송에서 언급한 연예인 회오리 축구단 역시 자신들을 향한 의혹을 반박했다. 방송인 강석이 단장을 맡은 축구단에는 한류스타 김수현과 배우 유오성, 개그맨 박명수, 가수 김흥국 등 유명인들이 회원으로 활동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름만 걸어두거나 이미 오래전 탈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의원의 발언에 대해 회오리단축구단의 단장인 강석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초창기 멤버인 김흥국 및 현재 주축 회원들은 최순실과의 관계에 대해 “황당하다”며 즉각 반박했다.

‘최순실 라인’ 뿐만 아니라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과 인연도 연예계를 떨게 하고 있다.광고 감독이자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유명한 차은택은 1990년대 후반부터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광고를 비롯해 티아라, 브라운아이즈, 빅뱅, 싸이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며 연예계 넓은 인맥을 자랑한다. MBC ‘무한도전’에서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노출될 비빔밥 영상 광고 역시 제작한 것으로 알려지며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차은택에게 횡령 및 공동강요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운데 향후 개인 비리를 넘어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 문화예술계 비리 전반에 관한 수사가 진행되면 차씨와 관련된 많은 연예인의 이름이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한 관계자는 “많은 연예인과 기획사가 차은택과 과거 작업을 했다. 다들 언급자체가 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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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현준. 사진|신현준인스타그램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소신 발언, 행동하는 연예인 줄 이어

최순실 정국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연예인이 있는 반면 수많은 스타들이 이번 사태에 관련해 소신 발언을 하고 있다. 배우 신현준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비장한 표정으로 촛불을 든 사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윤도현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검찰이 쥔 열쇠가 제발 희망의 문(으로 가는) 열쇠이기를. 이런 시국에 검찰도 너무나 힘들겠지만 잘 부탁한다. 국민이 간절히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이외에도 방송인 김제동, 배우 김의성, 2PM 찬성, 전혜빈, 윤종신 등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동완은 직접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장의 모습을 공개했고 방송인 허지웅도 집회 참석 인증샷을 공개했다.

조진웅은 지난달 27일 국무총리 표창 수상을 위해 참석한 ‘2016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세월호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등장했다. 그는 “앞으로도 모든 대중 여러분들과 함께 어떤 시국이 됐건 희망을 드리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수상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정우성 역시 최근 영국에서 열린 런던한국영화제에 참석,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언급했다. 지난 대선에서 특정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그는 “기득권 세력이 무언가를 요구하고 그 요구의 강요에 저항하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다. 신경쓰지 마시라. 그들이 만든거지 우리는 그냥,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거니까.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했다.

지난 8일에는 대중음악, 국악, 클래식 음악인과 제작자 등 장르를 총망라한 무려 2300여 명의 음악인이 시국선언 발표를 하기도 했다. 이들은 “무너진 나라에서 음악의 역할을 고민하고 항상 자유롭게 표현함으로써 음악의 소중한 가치가 이 땅의 아름다움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대철, 브로콜리 너마저, 스윗소로우, 10cm 권정렬, 권진원 등을 비롯한 수많은 뮤지션들이 함께 했다.

사본(2) - 길가에 버려지다
‘길가에 버려지다’ 커버. 사진 | 드림팩토리 제공

하야 촉구 현수막으로 해프닝을 빚기 이전부터 끊임없이 소신 발언을 해온 이승환은 이규호와 공동 프로듀싱 한 곡 ‘길가에 버려지다’를 11일 무료 배포한다. 해당 곡은 음악인들의 재능 기부로 만들어졌고 여기엔 전인권 이효리 이상순 부부를 비롯해 ‘더클래식’의 박용준, ‘들국화’의 베이시스트 민재현, 이승환 밴드의 최기웅, 옥수사진관의 노경보, 전제덕 등이 참여했다. 드림팩토리 측은 “오는 18일에는 30여 팀이 합류한 ‘길가에 버려지다’ 두번째 버전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12일 오후 7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에 방송인 김제동 씨를 비롯해 김미화, 이승환, 정태춘, 크라잉넛 등이 주요 출연진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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