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2009년 볼튼 진출 후 영국생활 7년차를 맞는 이청용을 런던에서 만나 그의 7년을 함께 돌아봤다. 손에 쥐고 있는 것은 팬이 한국에서 훈련장으로 보내준 직접 찍은 사진들을 모은 앨범.


[런던=스포츠서울 이성모 객원기자] 아직 스산한 바람이 부는 4월의 런던, 이청용의 소속팀 크리스탈 팰리스의 훈련장을 찾았다. 2015/16시즌, 경기가 끝난 후의 믹스트존(Mixed Zone)에서는 몇차례 만나 인사를 나눴던 이청용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에 믹스트존에서 갖는 짧은 ‘인터뷰’가 아닌 그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뉴배크넘 역 인근에 있는 그 작은 훈련장에 도착하자 팀의 미디어 담당자는 의자 두 개와 하얀 벽만 존재하는 훈련장 밖의 작은 창고 같은 방을 안내해줬다. 이청용을 불러오겠다는 담당자에게 ‘오래 기다려도 상관 없으니 이청용이 훈련 후에 모든 준비를 다 마친 후에 불러달라’고 당부했다. 그와 빨리 만나고 싶기보다, 오래 만나고 싶은 마음으로.


흡사 취조실을 연상케 하는 사방이 온통 하얀 그 방 안에서 얼마쯤 기다렸을까. 문을 열고 들어온 이청용은 기자를 보자마자 입을 열었다.


“아니 기자님 왜 이런데서 계셨어요. 담당자도 참... 좀 안쪽에 커피라도 있는 곳으로 안내를 하지...”


스스로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을 상대방이 말해줄 때 마음이 동하는 일이 있다. 만나자마자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이청용의 말에 불쑥 하고 싶었던 말을 할 용기가 생겼다.


“이청용 선수, 혹시 오늘 인터뷰 이후에 다른 일정이 있나요?”

“아니요. 다른 일정은 없습니다.”


“그럼, 우리 밖에 나가면서 이야기 나누는 거 어때요? 인터뷰라고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편하게 이야기하고 싶어서 그래요. 오늘은 기사를 쓰기보다 그저 이청용 선수의 솔직한 이야기가 듣고 싶어서 왔어요.”


“네, 그러시죠. 그럼 나갈 준비하고 주차장으로 가겠습니다.”


“그래요, 주차장에서 만나요. 어디든 밖에 나가서 편히 이야기 하자구요.”


그렇게, 이청용과의 동행 인터뷰, 아니 ‘대화’가 시작됐다.


사진=런던 뉴배크넘 역 인근에 있는 크리스탈 팰리스 훈련장


1. 2016년 4월, 현재의 이청용


이청용과 훈련장 인근의 템즈강변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근처의 식당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조용히 흔들리는 차 속에서 함께 한 방향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을 꺼냈다.


이성모 : 이청용 선수, 이제 크리스탈 팰리스 온지 일년 좀 더 됐죠?


이청용 : 네 이제 거의 1년 반 가까이 됐죠.


이성모 : 요즘 어때요? 경기에 많이 못 나와서 답답할 것 같은데. 걱정하는 팬들도 많구요.


이청용 : 네, 답답해요. 선수라면 누구나 당연히 그럴만한 상황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선수생활하면서 이렇게 절 기용하지 않는 감독은 처음 만나보기도 하구요.


이성모 : 제가 기자석에서 청용 선수 몸풀거나 그럴 때 유심히 지켜보면 나름대로 감독한테 어필하려고 노력도 많이 하고 그러는 것 같던데 말이에요.


이청용 : 네. 솔직히 저도 제가 지금보다는 조금 더 많이 기회를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아쉬운 마음도 들어요. 그리고 이번 시즌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을 겪기도 했구요. 제가 선수생활 동안 겪은 굴욕은 다 겪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저도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언젠가는 한번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이성모 : 그럴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도 그 이야기를 듣고 싶었고 또 이청용 선수의 팬들에게 그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싶었구요. 차근차근 하나씩 이야기해볼까요?


이청용 : 네, 좋습니다.


2. 크리스탈 팰리스 이적의 전후상황


이성모 : 우선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보낸 1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죠. 천천히 정리해보자면 아무래도 역시 입단 시점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할 것 같아요. 일단, 파듀 감독이 이청용 선수 영입을 직접 시도한 것은 맞나요?


이청용 : 네 맞습니다.


이성모 : 당시 상황을 좀 자세히 들려줄 수 있어요? 이청용 선수가 볼튼에 있을 때 다들 어떻게든 1부 리그로 와야 되지 않느냐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잖아요. 그래서 결국 1부 리그로 오긴 왔는데 혹시 크리스탈 팰리스가 영입로 이적할 때 이미 같은 포지션에 경쟁자들이 많다거나 그런 부분이 좀 걱정되지는 않았나요?


이청용 : 아뇨, 당시에는 그런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성모 : 크리스탈 팰리스 이적을 결심한 계기는요?


이청용 : 우선 2015년 1월 아시안컵에서 부상으로 인해 영국으로 돌아오자마자 팰리스 구단주랑 만나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지 얼마되지 않은팀이었지만 단순히 잔류가 목표가 아닌 많은투자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팀으로 성장하기를 원했고 그 이후 저도 팰리스에 대해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성모 : 구단주와도 직접 만났었군요. 파듀 감독과는요?


이청용 : 물론 파듀 감독과도 대화를 나눴어요. 그 때는 사실 파듀 감독이 크리스탈 팰리스로 온지 얼마 안 됐을 때였고, 부임 후에 첫 이적시장에서 절 처음으로 영입하려고 했었어요. 그걸 보고 ‘아 이 감독은 나를 기용할 마음이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이적을 결심했어요. 물론 프리미어리그 팀이라는 프리미엄도 있었죠. 그렇지만 당시에 계약이 6개월 남은 상태에서 프리미어리그 팀이 나를 원하니까 무조건 가야겠다 그런 생각을 한 건 아니었구요. 감독님이 나를 진짜 원한다는 걸 제가 느꼈었고 그래서 선택을 했습니다.


이성모 : 그 부분을 좀 더 확실하게 해두자면, 그 당시에 파듀 감독 본인이 직접 이청용 선수에게 연락을 했던 건가요?


이청용 : 네 맞습니다.


이성모 : 파듀 감독이 뭐라고 했나요? 구체적으로 좀 알려주세요.


이청용 : 뉴캐슬에 있을 때부터 저를 관심있게 지켜봤다 그런 말이었죠. 그리고 크리스탈 팰리스이적은 하루아침에 이뤄진건 아니었어요. 파듀 감독이랑 같이 선수생활을 했던 코치가 볼튼에서 코치생활을 했어요. 그 코치가 지금은 크리스탈 팰리스 코치거든요.


이성모 : 그 코치와 파듀 감독이 가까운 사이군요?


이청용 : 네. 그 코치가 예전엔 볼튼에서 플레잉코치였는데 그 코치가 계속 파듀 감독한테 연락을 하면서 저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거죠. 그래서 저도 간접적으로 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걸 알고 있었던 거구요.


이성모 : 그런 과정을 거쳐서 그 후에 파듀 감독이 크리스탈 팰리스로 온 후에 직접 ‘뉴캐슬 시절부터 관심 있게 봤고 영입하고 싶다’고 본인에게 직접 말한 건 사실이다?


이청용 : 네 맞습니다.


이성모 : 그래놓고 왜 안 써?(웃음)


이청용 : 그러게 말입니다(웃음). 그런데 제가 그 시점에 부상을 당했었잖아요. 아시안컵에서 부상을 당하고 1월말에 부상을 당해서 제가 4월에 복귀를 했는데 그 2, 3개월 사이에 지금 제 포지션 경쟁자들과 파듀 감독이 너무 좋은 추억을 만든 것 같아요. 그 때 펀천, 볼라시, 자하 이런 선수들이 아주 잘하면서 지난 시즌에 결국 크리스탈 팰리스가 팀 역사상 최고의 순위에서 리그를 마감을 했기 때문에 제가 돌아갈 자리가 없어진 거죠.


이성모 : 그것도 그렇네요. 팀에 오자마자 부상을 당하고 그 사이에 경쟁자들은 하나같이 잘하고.


이청용 : 네 제가 팀 훈련에 늦게 복귀하다보니까 적응도 오래 걸렸거든요.


이성모 : 그러고 부상 복귀하고 얼마 안 되서 바로 시즌 끝나고.


이청용 : 네 그렇죠. 그래서 저는 이번 시즌 시작할 때도 이미 제가 시즌 초반 10경기 정도는 출전하기가 힘들겠다. 천천히 기회를 봐야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시즌을 시작했어요.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죠. 감독 입장에서는 지난 시즌 말에 같이 좋은 성적 만들었던 선수에게 기회를 주게 되는 거니까요.


3. 이청용이 겪은 파듀 감독과 굴욕의 순간


이성모 : 어찌됐든 파듀 감독이 이청용 선수를 원했고, 또 지금 지도하고 있는데 직접 겪어보니까 파듀 감독은 어때요?


이청용 : 전형적인 영국축구를 추구하는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점유율보다는 역습위주의 축구를 하는 감독이구요. 많은분들이 저와는 스타일이 맞지않는 감독이다라고 말하는것에 저도 어느정도 공감은 하지만 선수로서 기본적으로 감독의 전술을 존중해주고 최대한 소화할수 있도록 해야하기때문에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성모 : 전술적인 스타일외에 또 느낀 다른 부분은 없었구요?


이청용 : 굉장히 똑똑한 감독이긴 한 것 같아요. 굉장히 차분한 감독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구요. 그런데 시즌을 거치면서 좀 겪어보니까 묘하게 또 굉장히 흥분을 잘 하시는 면도 있더라구요.

이성모 : 다혈질이라는 뜻?


이청용 : 네 그런 면이 있더라구요.


이성모 : 그러고보니 파듀 감독이 예전에 헐시티에 마이어하고 경기중에 가볍게 박치기를 해서 문제가 되기도 하고 또 벵거 감독하고도 터치라인에서 몸싸움하고 한 적이 있었죠. 구체적으로는 어떤 면이 그래요? 아까 잠깐 이야기했던 굴욕적인 면이라는 부분은 어떤 이야기들인지도 궁금하구요.


이청용 : 예를 들어서, 어떨 때는 경기중에 너무 흥분을 해서 그런지 교체카드가 몇 장이 남았는지 그런 걸 잊어버릴 정도로 다혈질적인 면이 있어요. 그런데 또 동시에 훈련할 때나 선수들을 대하는 것에 있어서는 굉장히 똑똑한 면도 있는 감독인 것 같아요.


이성모 : 아주 서로 상반되는 면을 갖고 있군요. 영리한 면도 있고, 다혈질적인 면도 있고.


이청용 : 네 그 다혈질적인 부분 때문에 경기 중에 본인의 장점인 영리한 면을 스스로 좀 깎아내리는 경우가 있지 않나 싶어요. 그런 면들 때문에 선수단 전체를 한 시즌 동안 잘 못 끌어가는 부분도 있지 않나 싶구요. 물론 영국에서 경험이 많고 장점도 분명히 있는 감독인 것은 사실입니다.


이성모 : 사실 파듀 감독이 처음에 크리스탈 팰리스 왔을 때는 좋은 평가 받다가 최근에는 많이 비판을 받고 있잖아요. 감독이 선수단 관리, 특히 영입부터 시작해서 밸런스를 잘못 유지하는 측면이 있지 않느냐 그런 비판을 받고 있는데 그런 부분은 어때요?


이청용 : 지금 와서 보면 그런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충분히 좋은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고도, 너무 시즌을 짧게만 바라보고 운영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분명히, 대부분의 선수들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시즌 후반까지 끌고 올 수도 있었는데 너무 같은 선수들만 뛰게 하니까 시즌 중반에 부상자도 많이 나오고 선수들이 지치기도 했고요. 또 주축 선수들이 지쳤을 때 다른 선수들이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으면 큰 문제가 없을 텐데 제가 지난 경기에 갑자기 뛰었던 것처럼 갑자기 2달 만에 경기에 나서면 선수들이 100%의 기량이 나올 수가 없거든요. 그런 면들이 시즌 후반에 성적이 안 좋은 이유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저희 팀을 보면 그렇게 나쁜 스쿼드가 아니거든요.


이성모 : 물론 그렇죠.


이청용 : 포지션별로 봐도 그래요. 특히 공격수 포지션이 그런데 한 포지션에 다섯여섯명의 선수가 있는 팀은 제가 봤을 때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팀 아니면 거의 없거든요. 그런데 성적이 이렇게 안 나온 걸 보면 아쉽죠. 충분히 좋은 선수들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데. 그렇게 못 하고 있으니까.


이성모 : 그러네요. 아까 잠깐 언급했던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이청용 선수가 이번 시즌에 당했다는 좀 굴욕적인 면들이란 건 어떤 일들이었나요?


이청용 : 네 사실 정말 선수로서 겪을 수 있는 굴욕을 이번 시즌에 충분히 많이 겪은 것 같아요. 경기 당일에 갑자기 예정되었던 선발명단이 바뀌는 일도 있었구요.


이성모 : 원래는 뛰기로 했었는데?


이청용 : 네. 보통 팀들이 일주일 단위로 나눠서 경기를 준비한단 말이에요. 그러면 보통 경기 2, 3일 전에는 내부적으로는 선발 선수가 나와서 훈련을 하고 경기에 내보내는데, 일주일 동안 선발명단에 있는 상태로 훈련을 하다가 갑자기 벤치에 앉아서 심지어는 후반전에도 못 나가고 경기가 끝나는 경우도 많았고요.


이성모 : 그건 왜 그런 걸까요? 본인이 겪은 그대로 한 번 말해주세요.


이청용 : 최근에 있었던 일인데 저와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가 발목을 다친 거에요. 그래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그 선수가 훈련을 한 번도 못 가졌어요. 그런데 그러다가 경기당일날 갑자기 파듀 감독이 그 선수에게 발목 어떻냐고 물어보더니 경기당일날 점심에 미팅을 하는데 갑자기 그러더라구요. 이 선수가 발목이 괜찮아졌다고 하니까 청용이 너는 선발명단에서 빠질 거라고. 그럼 선수가 얼마나 황당해요. 일주일 내내 전술훈련을 제가 다 받았는데.


이성모 : 그렇게 감독이 직접 말했다구요?


이청용 : 네. 그리고 지난 겨울에 제가 본머스 스토크 스완지전을 연달아 뛰었었는데 제 생각에는 그 경기들 활약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거든요. 팬들도 그렇게 여겼던 것 같아요. 경기중에 저를 빼니까 홈팬들이 야유를 보내더라구요. 선수가 잘 뛰고 있는데도 출전기회를 못 받으니까. 그런 면이 좀 억울한 면도 있죠.


이성모 : 정말 그렇겠어요. 한국팬들이 아니고 현지팬들이 야유를 할 정도면 그들이 보기에도 이청용 선수가 충분히 괜찮았다는 이야기인데.


이청용 : 그리고 최근에 심지어는, 웨스트햄 전이었는데 저한테 교체투입할 거라고 준비를 하라고 하더라구요. 이미 한 명은 교체투입을 했고, 교체카드가 두 장이 남았는데 70분 정도부터 몸을 풀기 시작했거든요. 그러더니 90분에 이제 투입할거라고 준비하라고 하더라구요. 추가시간이 3분이었는데 사실 그 때 바로 들어가도 겨우 3분 뛰는 거거든요. 근데 또 갑자기 한 1, 2분 기다리라고 하더니 그러고 나서 다시 30초 후에 들어가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전 옷 벗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결국 투입되기도 전에 그렇게 경기가 끝났어요.


이성모 : 유니폼 갈아입고 준비 다하고 있는데 들어가지도 못하고 경기가 끝난 거에요? 그걸 코치가 말한 것도 아니고 파듀 감독 본인이 지시를 하고?


이청용 : 네. 코치가 할 때도 있지만 파듀 감독은 대부분 직접 말하는 편이에요. 경기 끝나고 저한테 미안하다고 한마디 하더라구요.


이성모 : 허허.


이청용 : 그리고 아까도 잠깐 말씀 드렸지만 파듀 감독은 경기에 너무 집중을 해서 그러는 건지 종종 교체를 몇 명을 했는지 헷갈려 할 때도 있더라구요. 얼마 전에는 제가 몸을 풀다가 파듀 감독이 이미 교체카드 세 명을 다 써서 자리에 들어왔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한 5분 있다가 저한테 다시 몸을 풀라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3명 교체 다 했다고 했더니 아 그러냐고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4. 지금은 ‘과감히’ 말하고 싶다


이성모 : 지금 이청용 선수의 크리스탈 팰리스 계약기간은 2018년까지죠?


이청용 : 네 맞습니다.


이성모 : 그럼 지금 만약에, 이번 시즌 말까지 지금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팀을 떠나는 게 좋겠다고 생각을 하나요?


이청용 : 사실 이런 이적에 대한 질문에는 제가 그동안 항상 신중하게 답변을 해왔어요.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있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지금 상황은 좀 분명히 말하고 싶어요. 이대로는 제가 팀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을 것 같아요. 다른 팀하고 접촉을 시도는 해봐야할 것 같아요.


이성모 : 사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한국에서도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구요.


이청용 : 네.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사실 스스로 제가 팀에서 했던 것만큼의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만약에 저에게 충분한 기회를 줬는데 제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면 변명할 수 없겠지만 기회 자체를 받지 못하고 있으니까. 선수라면 누구나 다 이렇게 생각을 할 것 같아요.


이성모 : 그럼 만약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면 EPL이나 요즘 보면 독일에서도 한국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많이 뛰는데 어떤 무대가 좋을 것 같아요?


이청용 : 저는 어떤 리그냐 어떤 나라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팀이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제일 중요한 건 제가 배울 것이 있는 팀이냐는 점이에요. 배울 점이 있는 팀이라면 어떤 리그라도 상관 없다고 생각해요.


이성모 : 현재 이청용 선수에게 관심을 보이는 팀은 있구요?


이청용 : 아직 구체적인 관심을 보이는 팀은 없어요. 아직 시즌 중이니까요.


이성모 : 그럼 비슷한 질문인데, 볼튼에서 나와서 크리스탈 팰리스로 이적할 때는 크리스탈 팰리스 말고 또 본인에게 관심을 보인 팀이 있었나요?


이청용 : 네. 지금 돌아보면 그 때 사실 저한테 관심을 보이는 팀들 중에 꽤 좋은 팀들도 많이 있었어요. 그러나 그 때는 여러모로 크리스탈 팰리스가 제일 좋겠다고 생각했을 했죠. 제가 영국에서 오래 뛰었고, 이 무대에서 볼튼 외에 한 팀 정도는 다른 팀에서도 뛰어보고 싶다 그런 생각도 들었구요. 역시 영국에서 한번 더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구요.


* 2부, 3부 기사에서 이청용의 볼튼 시절과 톰 밀러에 대한 소회, 그리고 '소녀슛'에 대한 이청용의 생각과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사진, 글. 런던=스포츠서울 이성모 객원기자 london2015@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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